최강 랩터 8대, 판문점 회담 거론 시점에 한반도 왔다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5.02 03:00

    [오늘의 세상]

    F-22전투기 역대 최다 8대 출격… 美·北회담 앞두고 비핵화 압박
    트럼프 경호 사전 준비란 분석도

    민간인이 사진 찍어 출격 밝혀져 "저공 비행해 의도적으로 알린 셈"

    세계 최강의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8대가 한반도에 온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미국 본토에 있던 F-22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 공군 연합 훈련을 위해 지난 29일 한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F-22가 이 훈련에 동원된 것은 물론이고 8대가 한꺼번에 한국에 온 것도 처음으로 알려졌다. F-22는 11일부터 2주간 실시되는 맥스선더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던 작년 12월 F-22 6대가 출격한 지 5개월 만이다.

    작년 12월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한 미 전투기 F-22 모습.
    작년 12월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한 미 전투기 F-22 모습.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 8대가 지난 29일 한국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근 기자
    미 트럼프 행정부가 5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가장 기피하는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F-22는 현재 광주 군비행장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F-22 한반도 출격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민간인이 찍은 비행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한낮에 지상에서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F-22가 저공비행을 한 건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F-22가 한국에 온 사실을 의도적으로 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F-22의 한반도 출격을 비밀로 해왔다. 우리 정부와 군도 미측에 이번 F-22 출동을 최대한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앞서 올해 연합 군사훈련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도 조용히 치렀다. 훈련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미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과 B-2, B-52 폭격기 등 전략 무기도 동원하지 않았다. 한·미 당국이 이번에 전략 무기를 한반도에 파견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런데 미·북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예상을 깨고 F-22를 한반도에 출격시킨 것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나서면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최고의 압박과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F-22의 한반도 출격은 이달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 장소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판문점을 거론한 시점에 나왔다. 미·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것에 대비해 미국이 F-22를 비롯해 B-2, B-52 등 미 전략 폭격기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추가로 한반도에 호위용으로 출동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북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열기 위한 준비작업"이라는얘기도 나온다.

    F-22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 중 하나다. 핵 공격이 가능한 전투기는 아니지만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을 갖췄다. 모의 공중전에서 F-22 1대가 F-15, F-16 등 미 주력 전투기 144대를 격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F-22는 적 지도부를 제거하는 일명 '참수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 북한 방공망에 잡히지 않고 평양 상공까지 날아가 북한 주석궁이나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폭격할 능력이 있다. 군 안팎에선 F-22가 이미 평양 상공을 들락거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미국에선 북한의 핵심 시설 한두 곳을 정밀 폭격해 북한을 핵 포기 협상에 나서게 하겠다는 '코피 작전(Bloody Nose Strike)'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작전 수행에도 F-22가 필수적이다. 미국은 F-22를 180여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중요한 무기여서 보통 훈련에 임박해서야 한국에 오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훈련을 12일 앞두고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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