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화제 된 이 작가, '이중섭 展'에 최신작 낸다

조선일보
  • 변희원 기자
    입력 2018.05.02 03:00

    민정기의 '삼청동… 인왕' 조선일보미술관서 4~13일 열려

    민정기 작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1층 로비에 들어서자 거대한 산 그림이 이들을 반겼다. 회담에 앞서 두 사람이 그림 앞에서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자 그림과 작가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민정기(69·작은 사진) 작가가 그린 '북한산'이다.

    '북한산'은 민 작가가 2007년에 6개월 이상 걸려 완성한 대작(264.5×452.5㎝)이다. 청와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 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다.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은 '북한'산이란 점도 고려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민 작가는 "TV를 통해 그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민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1980년대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했다. 'B급 예술'로 홀대받던 '이발소 그림'을 재해석해 암울한 시절을 그려낸 작품이 호평받았다. 1987년 작업실을 양평으로 옮기면서 근처의 산과 계곡은 물론이고 오대산, 북한산, 제주도, 독도를 답사했다. 인문 지리와 산수를 합쳐 고지도(古地圖) 같은 평면으로 녹이는 독창적 화풍을 선보였다. 민 작가는 "직접 찾아가면 산과 물뿐 아니라 사람, 역사, 설화 등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이나 구글 맵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포착할 수 있다"며 "고지도는 그림처럼 그려진 데다, 자연과 가깝고 인간의 눈높이에 맞춰졌기 때문에 즐겨 본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된 민정기의‘북한산’.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된 민정기의‘북한산’. 문재인 대통령은“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소개했다. /청와대
    4일부터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중섭미술상 30년의 발자취―역대 수상작가'전(展)에서 민 작가의 최신작 '삼청동에서 바라본 인왕'(2018)을 볼 수 있다. 그는 '이중섭미술상' 2006년(제18회) 수상자다. 수상 당시 미술평론가 최민은 "민정기는 유화라는 서구적 재료와 기법을 구사하면서도 전통 산수화의 흥취와 품격을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려내고 있다"고 평했다.

    인왕산을 그린 이유에 대해 민 작가는 "신문로에서 고등학교(서울고)를 다니면서 인왕산을 수없이 봤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산"이라며 "인간의 삶이 함께 어우러진 인왕산을 표현하고 싶어서 여러 장소를 찾아다니다가 정독도서관과 그 인근에서 바라본 인왕산의 풍경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전시를 사흘 앞둔 이달 1일 완성했다. 이중섭미술상 30년 전시는 13일까지. (02) 724-6322, 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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