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앞으로 10년간 매년 신임 교사 3000~4000명을 뽑겠다는 계획을 어제 발표했다. 그렇게 해서 교사 1명당 학생 수를 초등학교는 2022년까지 OECD 평균(15.2명)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중·고교는 당장 내년부터 OECD 평균(13.1명)보다 2명 적은 11명대가 된다. 이상적으로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을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과 같은 교사들에게 월급 주고 연금 주는 국민 부담을 생각해야 한다. 교사 한 명을 뽑으면 대부분 정년까지 근무하게 된다. 그 돈은 누가 대나.

현재 교사 수는 38만명이다. 이 자체가 국민에게 주는 부담이 막대하다. 게다가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초·중·고생 숫자는 지난 40년간 반 토막 났고 앞으로 10년 안에 20%가 더 줄어든다. 올해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250곳이며 28개교는 폐교(廢校)된다. 지난해 출생아는 30만명대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학생 수 감소만큼 교사를 감축하지 않는다. 앞으로 5년간 초등학생 10%가 주는데 신규 초등 교사는 5%만 줄일 계획이다. 기존 교사까지 합하면 교사 수는 지금 수준을 거의 유지하게 된다.

정부는 반발이 있거나 인기가 없는 정책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도 하지 않으려 한다. 교사 수를 줄이면 교대·사대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교대·사대 학생 수를 줄여야 했는데 역대 정부가 하지 않았다. 지금 정부도 신임 교사를 학생 수에 맞춰 줄이는 작업은 다음 정부로 미루겠다고 한다. 아주 대놓고 폭탄 돌리기를 한다.

퍼주기 복지로 국가 부도 위기까지 갔던 그리스가 오는 8월 구제금융 체제를 졸업한다. 한때 마이너스 9.1%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4%, 올해는 2%로 올라선다. 그리스 경제의 회생 비결은 연금 제도를 뜯어고치고 뼈를 깎는 공무원 구조조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9년 전 90만명에 달했던 공무원은 재작년 67만명이 됐다. 공무원 월급은 40%까지 줄었다. 단순 계산으로 국민이 부담하는 공무원 전체 인건비는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현 정부는 그 반대로 한다. 임기 중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고 교사 1만6000명을 늘린다고 했다. 마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면 탈이 나도 큰 탈이 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