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김정은과 리설주가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농구 교류전을 제안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경평(서울·평양) 축구대회보다 농구부터 하자”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해도 북한이 (농구가)강했는데, 이명훈 은퇴 후 약해졌다”며 “이젠 남한엔 상대가 안될 것 같다. 남한엔 2m 넘는 선수들이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문 대통령은 소개했다.

김정은은 상당한 농구 마니아로 알려졌다. 1990년대 스위스에서 유학한 그는 NBA 농구 경기를 TV로 시청하며 팬이 됐다. 김정은은 특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악동’ 데니스 로드먼의 열혈팬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평양에 로드먼을 5차례 초청했다. 김정은은 2013년 2월 28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 열린 로드먼이 이끄는 묘기 농구단과 조선체육대학 횃불 농구팀의 혼합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2017년 북한을 방문한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에게 줄 선물인 도널드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정일의 요리사로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도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정은의 농구에 대한 애착을 소개했다. 후지모토씨는 “농구를 좋아하는 김정은은 종종 농구 선수들을 관저로 불러 형 김정철 부부장과 편을 나눠 농구 경기를 했다”며 “경기가 끝나면 자기 편 선수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평가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 당시 수석대표로 방북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4월 2일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남북 체육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도 장관은 “김 위원장이 예술단 공연 중에 남북이 체육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해야 하지 않냐고 말해 저도 동의했다”면서 김정은이 ‘농구’를 콕 집어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일국은 “농구 경기도 잘 만들어가고 여러 가지 체육 문제를 자주 만나서 문서교환, 실무접촉, 토론하고, 체육도 북남이 힘을 합치면 아시아에서 1등은 문제 없고 세계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