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간부숙소로 ‘숙박 장사'한 얼빠진 공군 소령

입력 2018.04.30 11:00 | 수정 2018.04.30 13:43

현직 공군 장교가 군사시설인 간부 숙소로 ‘숙박 장사’를 하다 군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그는 군 간부숙소에 묵던 일본 관광객이 “세면대 하수구가 막힌다”면서 관리소를 찾아가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공군 소령 이모(35)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군 간부 숙소(우주마루 아파트)를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올려 숙박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국방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호텔·여관이 아니라 자신이 소유한 주거지를 여행객들에게 일정 기간 임대해주는 방식이다. 이 소령은 바로 이 사이트에 자신의 13층 관사(官舍)를 띄웠다.

공군 현직 장교가 군사시설인 간부 숙소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관광객에게 빌려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일러스트 이철원 기자
이 소령은 지난달 일본인 관광객을 자신의 거주지에 머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비앤비로 이곳을 예약한 일본 관광객은 군사시설인 줄 모르고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세면대 하수구가 막힌다”고 ‘민원’을 넣었다. 군 관계자는 “이상한 점을 인지하자마자 투숙객에 대한 퇴거조치를 하는 한편 이 소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 소령은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숙박장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관사를 빌려줬다는 것이다. 실제 이 소령 관사에 묵었던 관광객 일부는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서울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라는 후기까지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라고 군 조사당국은 밝혔다.

국방군사시설사업에 관한 법률은 군 간부숙소를 군사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또 군법에는 군인이 군무(軍務) 외에 돈벌이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군 관계자는 “군인이라면 누구나 군사시설을 관광객에게 내주고, 돈을 받아 챙기는 행동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현직 장교라면 이런 내용쯤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령 관사에 묵었던 관광객 일부는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후기까지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에어비앤비 캡처/조선DB
이 일이 벌어지고 나서 공군 장교 관사인 우주마루 아파트에는 “최근 본인 숙소를 이용해 영리행위를 한 사례가 발생해 조사 중”이라는 공지문이 붙었다. 사건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첩(移牒)돼 국방부에서 조사 중이다. 군 조사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사건’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영리행위를 벌였는지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4~5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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