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찰기, 이번엔 영공쪽으로 더 들어왔다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4.30 03:00

    제주도~이어도 사이로 침범… 올해 세번째, 강릉 74㎞까지 근접
    우리 전투기 긴급 출격… 中, 한반도 영향력 줄어들까 시위한듯

    정부, 中대사 불러 재발방지 촉구

    중국 군용기 1대가 남북 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해 강릉 동쪽 약 74㎞까지 비행한 뒤 돌아갔다. 올 들어 중국 군용기의 KADIZ 침범은 1월 29일, 2월 27일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제주도~이어도 사이로 KADIZ 진입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10시 44분쯤 중국 국적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무단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는 통신 감청 등 전자 정보 수집이 가능한 Y―9 정찰기로 추정된다. 중국 군용기는 이전에는 모두 이어도 남쪽으로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우리 영공과 훨씬 가까운 제주도와 이어도 사이로 진입한 것이다.

    中 군용기 한국방공식별구역 올 세 번째 무단 진입
    중국 군용기는 대한해협을 지나 낮 12시 11분쯤 포항 동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틀어 해안선을 따라 북상했고, 강릉 동쪽 74㎞까지 이동했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 1월 29일에는 울릉도 남쪽으로 약 120㎞까지, 2월 27일에는 울릉도 서북쪽으로 약 55㎞ 떨어진 해상까지 비행했다. 무단 진입 범위가 점점 늘고 우리 영토와도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군용기는 이후 낮 12시 43분쯤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고, 진입한 경로대로 비행해 오후 2시 33분쯤 KADIZ를 빠져나갔다. 중 군용기가 무단 진입해 머문 시간은 총 3시간 49분이었다.

    ◇中 "정상적인 훈련… 비행 계속하겠다"

    우리 군은 F-15K 등 전투기를 출격시켜 추적·감시 비행을 했다. 한때 수백m 거리까지 근접했다고 한다. 우리 군은 지난 2월처럼 중국 북부 전구 방송센터와 군용기에 "우발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더 이상 위협 비행을 중지하라"고 경고했다.

    중국 측은 "국제공역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정상적인 훈련 비행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지난 2월 중국은 우리 측에 "통상적인 훈련 비행"이라고만 답했었다. 군 소식통은 "중국이 나름대로 KADIZ 무단 진입에 대한 대응 논리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를 조기 식별하고 군사적 충돌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설정한 선이다.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은 아니지만 이곳에 진입하는 군용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게 국제적 관례다.

    군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군용기가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때는 이를 잘 통보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 항공기가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하면 전투기를 출격시켜 강력히 대응한다"고 했다.

    ◇"中, 한반도 영향력 감소 우려"

    외교·안보당국은 중국의 이번 KADIZ 침범이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회담 주체를 '남·북·미'로 특정했다"며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 영향력 감소를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중국 시진핑 주석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도 문재인 대통령이 3월 21일 "(북·미 정상회담) 진전 상황에 따라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중국이 5월 중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견제구를 날리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은 동북아에서 미국에 대응하는 군사 활동을 점점 확대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 부근 감시 정찰과 군사훈련 정례화를 통해 한국을 먼저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방부는 28일 두농이 주한 중국 국방무관을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외교부도 이날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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