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혈맥' '쌍방' '주동적인 조치'… 판문점 선언 곳곳 북한식 표현

조선일보
  • 김명성 기자
    입력 2018.04.30 03:00 | 수정 2018.04.30 08:01

    ['판문점 선언' 이후]

    "北이 들고온 초안 수용한 듯"

    남북 정상이 27일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는 한국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북한식 표현들이 곳곳에 들어갔다.

    선언문 1조에 나오는 '민족의 혈맥'이라는 표현은 1980년 조선노동당 6차 당 대회에서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에 나오는 표현이다. '민족의 슬기'(1조 4항)는 북한에서 한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할 때 자주 쓰는 문구다. 북한에서 '정세의 변화'란 뜻으로 주로 사용하는 '전환적 국면'(1조 1항)이 강조됐다. 무엇이 전환적인 것인지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향후 남북 관계에 큰 진전이 생길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관건적인 문제'(2조) '실제적인 대책'(2조 2항)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2조 3항)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3조1항) 등도 북 당국이 자주 쓰는 표현이다.

    선언문 3조 4항에 나오는 '주동적인 조치들'이라는 표현은 지난 2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됐다. 당시 노동신문은 회의 내용을 전하면서 "(김정은이) 지난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후 우리의 '주동적인 행동'과 노력에 의하여 전반적 정세가 우리 혁명에 유리하게 급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는 '우리민족끼리', 2007년 '10·4 선언'에는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는 북한식 표현이 한마디 정도 포함됐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우리 측이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넣기 위해 북한이 들고 온 초안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북한식 표현이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가 회담 당일 정상회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선언문에 '해방'이란 단어가 포함됐다가 30여 분 뒤 '합의'란 표현으로 수정되기도 했다.


    北 노동신문, '완전한 비핵화' 문구 그대로 실어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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