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공항 팔아… 그리스, 빚 갚았다

입력 2018.04.30 03:07

1~2위 항구 외국 '큰손'에 넘겨

그리스 의회는 지난 2월 말 두 번째로 큰 항구인 테살로니키항 운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사들인 쪽은 독일 투자회사와 프랑스 해운회사가 주축인 다국적 컨소시엄이었다. 그리스 정부가 항구 운영권을 민영화하면서 동시에 외국 자본에 넘긴 것이다. 대신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아 정부 수입을 늘렸다. 앞서 2016년에는 아테네 인근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 운영권을 중국 원양운수그룹에 팔았다. 그리스 1위와 2위 항구가 모두 외국 자본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항만 운영권만 판 것이 아니었다. 그리스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갚기 위해 공항 운영권, 대형 은행이나 공기업 지분 등 다양한 정부 소유 재산을 내다 팔았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줄잡아 60억유로(약 7조7800억원) 안팎을 매각해 나라 곳간을 채울 예정이다.

2014년에는 아테네의 관문 역할을 2001년까지 했던 헬레니콘공항 부지를 중국·아랍에미리트(UAE)계 자본인 '람다(Lamda) 개발'에 팔았다. 그리스 정부는 아예 국유재산 매각을 전담하는 헬레닉공사(EDIS)라는 공기업을 2016년 설립해 크고 작은 7만여개의 정부 소유물을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그중에는 호텔, 해변 같은 관광 인프라도 다수 포함돼 있다.

야당과 노동계에서는 귀중한 국가 자산을 헐값에 넘긴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항만이나 공항이 외국으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며, 사들인 쪽에서 투자를 하게 되므로 이익이라는 반론이 맞섰다. 그리스 정부는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 해외 '큰손'으로부터 투자 약속을 받아 민영화 효과를 극대화하려 애썼다. 이를테면 피레우스항 운영권을 넘겨받은 중국원양그룹은 곧바로 항만 설비를 현대화하는 투자를 해서 활기를 되찾게 했다.


공무원 23만명 없앤 이 나라… 8년 만의 기적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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