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가 TV조선 공격하자… 여당·親與세력 이어 경찰까지 가세

입력 2018.04.26 03:01

[드루킹 게이트]

민주당 의원 "TV조선 압수수색하라" 하루만에… 경찰 들이닥쳤다

TV조선 수습기자, 드루킹 출판사서 태블릿 가지고 나왔다가 되돌려놔
사건 직후 TV조선 사과방송하고 해당 기자 휴대전화·노트북 제출
경찰 출두해 8시간 이미 조사받아

TV조선 수습 최모 기자는 지난 18일 새벽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인 경모(47)씨와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 들어갔다. 경씨는 "건물주로부터 관리 권한을 위임받았으니 사무실에 같이 들어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기자는 경찰 압수수색 이후 현장에 남아 있던 태블릿PC와 휴대전화, USB를 갖고 나왔다. 그날 아침 선배 기자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선배는 "즉시 현장에 그대로 갖다 놓으라"고 지시했고, 최 기자는 이를 따랐다. 태블릿 PC 등은 나중에 경찰이 경씨 집에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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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TV조선 보도본부 건물 앞에서 기자들이 경찰의 압수수색 통보에 반발해‘언론 탄압 결사반대’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이날 기자들은 보도본부에 진입하려는 경찰에 맞서“경찰의 불합리함을 받아들일 수 없다”“언론의 자유를 위해 노력해달라”며 항의했다. /이태경 기자
통상 6개월인 언론사 수습 생활은 선배로부터 취재 방법과 기사 작법 등에 대해 배우는 기간이다. 최 기자는 입사 4개월째였다. 이번 사건은 취재 윤리를 숙지하지 못한 수습기자가 취재 의욕이 지나쳐 벌어진 일이다. 최 기자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 자신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PC를 경찰에 제출했고, 지난 24일 경찰서에 나가 조사도 받았다.

TV조선의 드루킹·김경수 취재 및 보도 일지
TV조선이 입주해 있는 건물에는 조선일보 편집국도 있다. 방송사 보도본부와 신문사 편집국에는 취재원과 취재내용 등 민감한 정보들이 많다.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들도 있다. 언론사들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저항하는 이유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SBS가 청와대 부속실장이 술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보도한 뒤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기자들이 막아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2007년 동아일보, 2009년 MBC도 기자들이 영장 집행을 막았다. 이 때문에 언론사 압수수색 시도 자체가 지극히 이례적이다. 재작년 JTBC가 '최순실 국정 농단'과 관련해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태블릿PC를 가지고 나왔을 때 경찰과 검찰은 JTBC에 대해 압수수색 하지 않았다. 당시 JTBC는 이를 활용해 보도까지 했었다. 이재경 이화여대 교수는 "방송사 보도본부 압수수색 시도는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심각히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사례와 비교할 때 이번 TV조선 압수수색 시도는 '과잉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해당 기자가 저장 장치를 모두 반납했고 복사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언론사 보도국을 압수수색 하겠다고 들이닥친 것은 보여주기식 과잉 수사"라고 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 때 최 기자의 책상을 압수수색하고 사진을 찍어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외근이 잦은 언론사에는 수습기자의 자리 자체가 없다. 경찰도 모를 리 없다. 서정욱 변호사는 "역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언론탄압"이라고 했다.

TV조선은 지난 14일 드루킹의 댓글 조작에 여권 핵심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여돼 있다고 처음 보도했다. 이후 여당을 중심으로 TV조선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 청와대 게시판엔 'TV조선 종편 허가를 취소하라'는 친여 성향 네티즌들의 청원이 21만건을 넘어섰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TV 조선 기자는 징역 1년 이상 특수절도죄에 해당한다"며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직후에 경찰이 TV조선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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