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발표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7.1이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반대인 경우는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여전히 100을 넘고는 있지만 문제는 지수가 5개월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낙관을 갖고는 있으나 그 속에서 불안감이 자라나고 있다는 뜻이다. 요즘 우리 경제에선 이렇게 '몇 년 만에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수치들이 늘고 있다. 실업률이 17년 만에 가장 높고, 실업급여는 62만명을 넘어 역대 최고다. 석 달째 실업자가 100만명을 웃도는 것도 그 한 예다.

눈여겨볼 것은 저임금 고용불안 일자리인 임시직(1년)과 일용직(1개월 미만) 일자리 감소가 크다는 점이다. 1분기(1~3월)에 각각 지난해보다 12만4000명, 5만7000명이 줄었다. 특히 식당·여관 등에서 일하는 여성 일용직의 고용 감소가 컸다. 1분기에 무려 5만6000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작년 1분기 4000명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고용 감소가 충격적일 정도로 크다. 식당 일 등은 저소득층 여성들의 주된 벌이다.

정부는 이런 현상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정부 정책의 후유증일 가능성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현장에 나가보면 많은 사람이 최저임금 얘기를 한다. 직원, 종업원 줄이는 곳들이 늘어간다. 형편이 좀 나은 중소기업, 대기업은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강제 정규직화, 고용 유연성 정책 백지화 등의 부작용도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일자리를 만든다며 11조원 국민 세금을 퍼부었는데 고용 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정부가 그 이유를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실험의 실패에서 찾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다른 게 아니라 '정부' 그 자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