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개발된 부산 순례길… "마음이 고즈넉해지고 편해진다"

조선일보
  • 권경훈 기자
    입력 2018.04.26 03:01

    지난 22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도시철도 범어사역 5, 7번 출구. 빨강, 파랑, 노랑…. 화사한 색상의 등산복을 입은 시민들로 붐볐다. "빨리 오이소∼" "지금 출발합니데이" 말들을 주고 받은 이들은 범어사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일행 중 한명이 "여기가 '순례길'인데 범어사로 가는 옛길 중 일부"라고 소개하면서 "마음이 고즈넉하면서도 편해 진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 범어사(梵魚寺)의 계명암으로 가는 방문객들이 돌계단을 오르고 있다. 계명암은 부산의 순례길 중 범어사 11암자길 구간에 있는 암자다.
    부산 금정구 범어사(梵魚寺)의 계명암으로 가는 방문객들이 돌계단을 오르고 있다. 계명암은 부산의 순례길 중 범어사 11암자길 구간에 있는 암자다. /부산발전연구원 제공
    부산에는 종교 성지(聖地)와 그 관련된 이야기들을 함께 엮어 산책로로 만든 '부산 순례길'이 있다. 지난해 연말 개발됐다. 부산은 임진왜란과 일제의 침략 교두보, 한국전쟁기 임시수도, 그후 급격한 도시화·산업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파란만장한 근·현대사가 압축된 곳이다. 이 같은 역사 속에서 국내외에서 흘러들어온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끌어안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종교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스토리를 담아 범어사 11암자길과 천마산 홀리 로드, 순교자의 길, 선교사 미션 루트, 백양산 삼사순례길, 원도심 평화순례길 등이 발굴됐다. 범어사 11암자길 12㎞ 구간은 금정산 자락의 지장암, 계명암, 청련암, 내원암, 원효암, 대성암, 금강암 등 11개 암자를 돌아보고 코스다. 금정산 동쪽의 계명봉에서 꼭대기인 고당봉, 금정산성 북문을 잇는 거대한 계곡 속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11개 암자를 찾아 다니며 명상을 할 수 있는 산길이다.

    천마산 홀리 로드 4㎞ 구간은 서구, 사하구의 천마산 자락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한국인을 위해 일생을 바친 알로이시오 신부, '한국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장기려 박사,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의 삶을 추억하고 기리는 길이다. 김형균 부산발전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장은 "부산 순례길은 바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명상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는 종교 테마 길이자 종교 간 이해와 소통의 길"이라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 범어사 대숲길 모습.
    부산 금정구 범어사 대숲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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