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8㎞ 갈맷길, 걷기만해도 힐링 절로… 산·강·해변·온천 다 품은 사포지향 매력이

조선일보
  • 권경훈 기자
    입력 2018.04.26 03:01

    지난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 언덕 문탠로드. 부산의 산책로, '갈맷길' 중 일부다. 숲을 따라 해운대 해수욕장 쪽으로 향하는 길 왼쪽으론 봄 햇살에 물 비늘이 반짝이는 바다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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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갈맷길 코스 중 서구 송도해안산책로를 찾은 방문객들이 출렁다리를 걸어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을 연결하는 송도해안산책로는 기암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이 이어지는 곳이다./부산시 제공

    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출발, 문탠로드를 걸어 달맞이 언덕 쪽으로 넘어온 김영수(58)씨는 "도심에서 밟기 힘든 흙길을 밟으며 봄 햇살을 받으니 정말 힐링이 절로 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봄 향기 가득 머금은 부산의 갈맷길이 상춘객(賞春客)들을 손짓하고 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자 시조(市鳥)인 갈매기와 길을 더해 만든 '갈맷길'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성된 도보여행 코스다. 9개 코스 21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총 길이 278.8㎞로 산과 강, 해변, 온천 등을 모두 품고 있다는 '사포지향(四抱之鄕)'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한 코스 당 걷는 시간이 5∼15시간까지 걸리지만 걷기가 힘들면 중간에 코스를 빠져 나와도 된다. 지난해에만 연인원 300만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1코스(33.6㎞, 10시간). 임랑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칠암∼일광해수욕장∼대변항∼해동용궁사∼송정해수욕장∼문탠로드로 이어진다.

    동해 바닷가의 절경과 솔내음 가득한 소나무 숲 등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주를 이룬다. 봄이면 국내 최대 멸치 산지로 알려진 대변항에서 봄 멸치 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2코스 (18.3㎞, 6시간)는 문탠로드를 출발해 해운대해수욕장∼동백섬∼민락교∼광안리해수욕장∼이기대∼오륙도 유람선선착장으로 이어진다. 부산 앞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움직이는 코스다. 오륙도 부근 해안가 절벽에서 15m 가량 바다 위로 튀어나온 유리 바닥 다리, '오륙도 스카이워크'에 선 김동주(38)씨는 "봄 풍경 구경하러 왔다가 이렇게 아찔한 경험을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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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갈맷길 중 가장 인기 높은 해안 코스인 남구 이기대 해안길 구간./부산시 제공
    3코스(41㎞, 14시간) 역시 해안을 끼고 서쪽으로 전진한다. 오륙도 유람선선착장서 시작, 신선대∼UN기념공원∼부산진시장∼초량성당∼자갈치시장을 거쳐 남항대교∼절영해변길∼태종대유원지입구까지 걷는 코스다.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부산근대역사관,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등 부산의 근현대사를 압축해 보여주는 유적지를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묘미다.

    4코스(36.3㎞, 13시간)는 바다를 보며 낙동강까지 이어진다. 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감천항∼몰운대∼낙동강하굿둑 노선이다.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한 다대포해수욕장과 낙동강 하구 등이 상춘객들의 봄 흥취를 돋운다.

    낙동강하굿둑에서 출발, 을숙도∼신호대교∼천가교∼대항선착장∼동선방조제∼천가교로 가는 5코스(42.1㎞, 13시간)는 '철새들이 머무는 곳'이란 뜻을 가진 을숙도의 갈대와 철새, 삼각주 등이 바다와 함께 빚어내는 이색 풍광으로 유명하다.

    6코스(47.5㎞,15시간)는 낙동강하굿둑∼삼락강변체육공원∼구포역∼운수사∼성지곡수원지∼화명생태공원∼금정산성 동문까지 연결된다. 낙동강 둔치의 대저생태공원에는 이맘때쯤이면 유채꽃이 만발한다. 유채꽃 단지에서 만난 임형주(40)씨는 "샛노란 물결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라고 말했다.

    성지곡수원지∼만덕고개∼금정산 동문·북문∼범어사∼상현마을 등 구간으로 이뤄진 7코스(22.3㎞, 9시간)는 갈맷길 코스 중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고 있다. 상현마을∼오륜대∼회동수원지∼동천교∼과정교∼APEC나루공원∼민락교로 이어지는 8코스(17.2㎞, 5시간)는 산에서 내려와 부산 동쪽을 가르며 흐르는 수영강변을 따라 바다쪽으로 향한다. 9코스(20.5㎞, 6시간)는 상현마을∼회동수원지∼이곡마을∼기장역으로 이어진다. 부산시 측은 "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갈맷길을 걸어보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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