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강·산… '부산의 봄'이 화려해졌다

조선일보
  • 박주영 기자
    입력 2018.04.26 03:01

    유채꽃밭으로 노랗게 물든 낙동강 둔치 '대저생태공원'
    해운대 모래·수국꽃문화 등 부산 곳곳서 봄 축제도 열려

    바다→강→산…. 부산의 봄은 이 순서로 온다. 저 멀리 있던 봄 바람이 살랑살랑 바닷가로 상륙하면 길을 따라 강가의 꽃들이 피어나고 와글와글 수다를 떨어댄다. 매화, 목련, 벚꽃, 유채꽃, 철쭉…. 봄바람, 꽃수다가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며 들로, 산으로, 뭍으로 퍼져가면 이내 야들야들 새순들이 여기저기서 파릇파릇 작은 얼굴을 내밀며 깔깔거린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둔치의 대저생태공원 전경. 지난 14~22일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가 열린 이 공원은 아직 유채꽃이 ‘노랑 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 유채꽃밭은 축구장 100개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둔치의 대저생태공원 전경. 지난 14~22일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가 열린 이 공원은 아직 유채꽃이 ‘노랑 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 유채꽃밭은 축구장 100개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다. /김동환 기자
    부산지역 한 대학의 김모(45) 교수는 최근 수영구 민락동 수변공원에서 봄을 느꼈다. 그는 "후배와 수변공원 인근 회센터에서 산 도다리로 회를 만들어 공원 쉼터에 돗자리 깔고 밤 바다의 부드러운 바람 속에서 소주를 한잔했는데 올해 처음 '부산의 봄'을 만났다"고 말했다.

    부산의 봄은 꽃만 아니라 바람, 바다, 생선회에도 봄이 실려 온다.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따스한 봄 강물을 오리가 먼저 아네…이제야말로 하돈(河豚·복어의 별칭)이 올라올 때…" 중국 북송시대 소동파가 노래한 봄의 전령이 복어이듯 부산의 봄은 바닷바람, 생선회가 알려온다. '도다리쑥국', '참돔회의 향'이 그렇다.

    부산의 상징, 오륙도가 내려다보이는 남구 오륙도 해맞이공원은 3만 7190㎡ 규모의 꽃단지다. 요즘 이 곳엔 노란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유채꽃의 노랑이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빛의 신기루'를 만들어 낸다.

    부산의 봄 축제

    강서구 낙동강 둔치의 대저생태공원 들판은 온통 노랗다. 유채꽃밭이다. 이 꽃밭은 76만㎡(약 23만 평) 규모다. 대략 축구장 100배 크기다. 강이규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장은 "국내 최대 유채꽃밭"이라고 말했다. 이 공간을 가득 메운 유채꽃 군락이 끝없이 펼쳐진 '노란 바다'를 닮았다. 그래서 '부산의 봄'은 노랑이다.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은 면적이 47만 3297㎡에 이른다. 98종 85만여 그루의 나무가 심겼다. 이 공원에선 이른 봄 홍매화를 시작으로 목련, 왕벚나무꽃 등이 만발했고 이젠 유채꽃, 철쭉, 영산홍 등이 줄지어 피고 있다. '부산의 봄'은 빨강, 분홍, 연분홍이다.

    높이 날아 멀리 보는 갈매기 '조나단'처럼 많이 걸어 깊이 보는 부산의 '갈맷길' 여행은 봄이 제격이다. 9개 구간 21개 코스다. 총 길이 278㎞로 700리에 육박한다. 동쪽 끝 기장군 임랑해수욕장에서 서쪽 끝 강서구 가덕도 대항선착장까지 해안을 따라 부산의 동서를 가로지른다. 이 동서축을 중심으로 낙동강, 수영강, 금정산, 백양산 등의 남북축이 이어진다.

    봄 축제도 다채롭다. 광안리어방·해운대 모래·부산항 등 봄 바다에서, 낙동강 구포나루 등 봄 강에서, 금정산성역사문화·수국꽃문화 등 봄 산에서, 감천문화마을·조선통신사·원도심골목길 등 봄 도심에서 축제가 열린다. 바다, 강, 산, 골목에서 축제들이 봄꽃처럼 일제히 피어나는 것이다.

    부산의 봄 축제
    갈맷길을 걸어 바다, 강, 산, 골목의 봄을 만나려면 시티투어나 시내버스, 도시철도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8일부터 11월까지 '갈맷길 해피 트레킹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해안절경길, 흙내음숲길, 강바람낙조길 등 3개 코스를 대상으로 홈페이지(www.bto.or.kr)에서 신청을 받아 운영된다.

    이 길들의 주요 포인트 주변에는 관광명소들이 많다. 돼지국밥, 밀면, 부산어묵, 고등어를 구운 '고갈비' 같은 생선구이 등 부산 향토음식의 맛집이나 요즘 뜨고 있는 깔끔하고 모던한 카페·커피숍 등을 찾는 것은 부산 봄여행의 '별사탕'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의 봄은 다른 어느 도시보다 다양하고 풍성해 색깔, 소리, 느낌 등 오감(五感)으로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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