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문제지만 경유차도 문제… 노후차 폐차 시급

입력 2018.04.25 03:01

'은밀한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환경과 자동차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특히 경유차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경유차 제한 정책 일본서 검증

중국도 문제지만 경유차도 문제… 노후차 폐차 시급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은 크게 국외 영향(이른바 중국발 미세먼지)과 국내 원인(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등)으로 나뉜다.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이 우선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실제로 대책 마련이 어려운 국외 영향은 전체의 30~50% 정도이며, 나머지는 올바른 환경 정책 수립과 감축 노력에 따라 줄여나갈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도쿄의 미세먼지 국외 영향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 10년간 자국 내 '경유차 제한 환경 정책' 등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연평균 27㎍/㎥에서 13.8㎍/㎥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환경과 자동차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다양한 국내 원인 중 경유차가 가장 심각한 오염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로6는 안전? 초미세먼지는 못 잡아

유럽연합(EU)이 도입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유로6'도 디젤 엔진이 내뿜는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유로6는 경유차의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가솔린 차량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특히 미세먼지 배출치를 0.01g/kwh 수준으로 규제한다. 박용회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공업연구관은 이에 대해 "과거 디젤차가 내뿜는 시커먼 연기가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개선됐을 뿐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는 여전히 심각한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유로6가 시행된다고 해도 미세먼지 가운데 100nm(나노미터) 이하의 극(초)미세입자는 걸러낼 수 없어 배출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김용표 이화여대 엘텍공학과 교수도 경유차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는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엔진은 질소산화물을 내뿜으며 타이어도 아스팔트와 마찰하면서 오염물질을 만들어낸다"며 "이 모든 것들이 공기 중에 분출되면 미세먼지로 전환되는데 그중에서도 경유차는 가장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강광규 명예연구위원의 연구 자료를 인용해 "경유차의 미세먼지가 발암 기여도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이 쓴 '경유차 미세먼지 저감대책, 수도권 대기 개선 정책 효과와 개선방향'을 살펴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기위해성 평가 보고서에 LA 지역에서 경유차의 미세먼지 발암 기여도가 전체 대기 오염물질의 약 84%를 차지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2012년 연구 결과이며 2017년에는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표 교수는 "당시 LA 지역의 경유차 등록률은 몇%(10% 이하)에 불과했는데, 서울은 현재 경유차 등록률이 40%를 넘는다"며 "미국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면 우리나라는 경유차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발암 기여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세먼지 시급 과제는 노후 경유차 폐차

유럽 주요 국가들은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아예 중단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디젤택시 도입을 거부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세계 각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2030년까지 경유차를 억제해 미세먼지를 해결하자는 것이 전 세계적 흐름이다. 특히 수도권 및 대도시의 경우, WHO 지정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질소산화물이 경유차와 건설 기계에서 1, 2위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가 현실적 방안이라 말한다. 안문수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회장은 "노후 경유차에는 아직 규제하지 못한 유해물질이 더 많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늘려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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