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시술 3만 건 이상' 10人… 배양 기술만큼 손끝 테크닉도 중요

조선일보
입력 2018.04.24 03:00

해마다 증가하는 난임 환자
병원과 의사 선택 기준 모호… 의료기관 임신 성공률 복지부, 오는 9월부터 공개

국내 최다 시술자는?
24년간 7만 건 경험 지닌 이성구 대구마리아병원장

임신에 어려움을 겪던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난임 치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건강보험 규정이 바뀌면서 만 44세 이하 여성에게 체외수정(시험관아기) 7회, 인공수정 3회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는 5월부터는 연 3일 난임 치료를 위한 법정 휴가도 생긴다. 그러나 박씨는 아직 첫 난임 치료를 받지 못했다. 난임 시술 전문 병원과 의사를 선택하지 못해서다.

이성구 대구마리아병원장
이성구 대구마리아병원장
박씨는 "특히 체외수정 시술의 성공 여부는 의사의 경험과 배양 기술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들었다"며 "어떤 기준으로 병원과 의사의 난임 시술 수준을 가늠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난임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던 초창기인 2007년 17만8000명이던 난임 진단자가 지난해엔 22만1000명으로 늘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에 비추어 보면 앞으로도 난임 진단자는 증가할 전망이다. 난임 시술자를 위해 국내 난임 시술 전문 병원과 최다 시술자 등 관련 정보를 정리했다.

◇난임 시술 출생아 매년 증가… 국내 난임 시술 40%가 마리아병원·차병원에 몰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복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난임 시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난임 시술로 태어난 출생아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 5453명에서 2016년 1만9736명으로 10년 새 3.6배 증가했다.

난임 시술은 일부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전체 난임 시술은 전국 368개 의료기관에서 총 8만7155건 이뤄졌다. 이 중 56.2%인 4만8970건의 난임 시술이 11개 의료기관에 집중됐다. 특히 전체 난임 시술의 30%가 넘는 3만3619건이 마리아병원(2만5793건)과 차병원(7826건)에 두 곳에 몰렸다.

11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난임 시술의 임신율은 32.5%로, 전체 난임 시술의 임신율인 29.5%보다 높았다(2016년 기준). 서울의 한 난임센터 관계자는 "난임 시술을 할 때 배양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의사의 경험이라는 말을 뒷받침하는 통계"라며 "사람마다 신체 여건이 다른 만큼 경험 많은 의사가 저마다 노하우로 환자별 진단과 처방을 한다"고 설명했다.

난임 의사
◇국내 최다 시술자는 대구마리아 이성구 원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등록된 산부인과 의사는 4000여 명이다. 이 중 생식내분비 전공의만 난임 시술을 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생식내분비 전공의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체외수정 기준으로 3만 건 이상 경험을 갖춘 베테랑(50세~65세) 명의 10인을 찾아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국내 각 병원의 난임 시술 건수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시험관아기 시술 기준 전국 최다(最多)시술 난임전문의는 이성구 대구마리아병원장으로 집계됐다. 24년차 현업 전문의인 이 원장이 시행한 시술은 7만 건이었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난임 의사 중에선 ▲이원돈 원장(서울마리아) ▲정재훈 원장(마리아플러스) ▲이우식 교수(강남차병원) ▲궁미경 교수(서울차병원) ▲조정현 원장(사랑아이여성의원) 등이 많은 경험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난임 의사 중에선 ▲조윤경 원장(전남 광주 프레메디) ▲최범채 원장(전남 광주 시엘병원) ▲이경호 원장(울산 마마파파) ▲이용찬 원장(부산마리아)이 평균 3만 건 이상 시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 시술 중에서도 체외수정은 의사 경험이 더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과적 수술에 비하면 비교적 간단하지만, 의사 판단과 손끝 테크닉에 따라 결과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과배란유도제에 의한 부작용인 난소과(過)자극증후군을 유발하지 않도록 환자 나이와 난소 상태에 맞게 과배란 용량을 조절해 '소수 정예' 난자만 키워내야 한다. 난자를 채취할 때도 통증이나 출혈을 최소화해야 시술로 인한 트라우마를 줄여 실패하더라도 쉽게 재도전할 수 있다. 배아의 자궁 내 이식술(IVF-ET)에선 자극을 최소한으로 줄여 부드럽게 착상 가능한 위치에 올려놓아야 배아가 손상을 덜 받는다.

물론 명의를 찾는다고 해서 난임 시술을 100% 성공하는 건 아니다. 의사 실력 외에도 환자 상태나 인체적 특성, 배양 기술 등에 의해 임신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9월부터 난임 시술 기관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난임 시술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임신율)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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