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49)씨가 댓글 공작 작업장으로 사용했던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 침입, 물건을 훔친 40대 남성은 누굴까. 22일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범인은 같은 건물 세입자 경모(47)씨다. 경씨는 지난 21일 오전 8시 29분쯤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양주 2병과 라면, 양말, 휴대용 선풍기 등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건물 3층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던 경씨는 그간 3차례 느릅나무 출판사를 무단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씨는 지난주 건물 1층 카페에서 느릅나무 출판사 현관 열쇠를 습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중순 한 언론사 기자와 함께 사무실에 들어가 관련 서류를 훔쳐 나왔던 것이 ‘최초 침입’으로 추정된다. 기자가 권유해서 함께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단독 침입’으로 전환된다. 경씨는 경찰조사에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안에서 아들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한 것을 봤다”며 “내 아들까지 감시 당한다는 생각에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사무실에 들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경씨 아들과 구속된 피의자 이름이 우연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침입에서는 식료품 따위를 훔치다가, 출동한 경찰관을 피해 건물 옥상으로 달아났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자진해서 내려와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대해서 그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경씨는 “‘드루킹 사건’ 이후 취재진 등이 수시로 건물에 드나들면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해 우발적으로 느릅나무 출판사에 들어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밖에도 경씨는“나는 전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회원” “사실 문재인 (대통령)지지자다” ”죽고 싶다” 등 두서 없는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경씨가 ‘정신 이상 증세로 병원에 심리상담을 다니고 있다’고도 진술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진술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도주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주경찰서는 경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진술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뭔지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