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한번 쏠때 수백억… 북한, 더 쏘아올릴 돈도 부족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4.23 03:00

    [남북정상회담 D-4]

    발사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제재에 궁정 경제 무너져
    6차례 핵 터뜨린 풍계리 실험장, 갱도 붕괴·여진 등 안전성 심각

    2008년 북한의 영변 핵 냉각탑 폭파쇼 - 지난 2008년 6월 27일 북한 영변 핵 시설의 원자로 냉각탑이 폭파되고 있다. 당시 북한의 냉각탑 폭파를 ‘핵 폐기’ 의지로 받아들인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지만 북한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냉각 시설을 복구해 핵 시설을 재가동했다.
    2008년 북한의 영변 핵 냉각탑 폭파쇼 - 지난 2008년 6월 27일 북한 영변 핵 시설의 원자로 냉각탑이 폭파되고 있다. 당시 북한의 냉각탑 폭파를 ‘핵 폐기’ 의지로 받아들인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지만 북한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냉각 시설을 복구해 핵 시설을 재가동했다. /AP 연합뉴스
    북한은 20일 "핵실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폐기하겠다"고 밝힌 '북부 핵시험장'은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지칭한다. 북한이 1~6차 핵실험을 실시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2006년 이후 작년 9월까지 여섯 차례 핵실험 영향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형이 붕괴하거나 오염돼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풍계리 만탑산 일대는 화강암 지대로 지반이 안정적이지만 계속된 핵실험으로 상당수 갱도가 파괴됐고 여진도 수차례 이어졌다.

    일본 아사히TV는 6차 핵실험 직후 풍계리에서 지하 갱도 공사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총 200여 명이 숨졌다고 작년 11월 보도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6차 핵실험 직후 올 2월까지 갱도 붕괴 등으로 추정되는 리히터 규모 2.5 이상 지진이 핵실험 장소 주변에서 총 10차례 관측됐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3, 4번 갱도에서도 추가 핵실험 시 갱도 붕괴나 방사능 유출이 우려된다는 정보가 있어 분석 중"이라고 했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바둑으로 치면 사석(捨石·버리는 돌)인데, 북한이 이를 가지고 대마(大馬·넓은 집)를 내주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 발표가 "제2의 영변 냉각탑 폭파 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2008년 6월 '핵불능화 조치'의 상징으로 영변 핵 시설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1년도 안 된 이듬해 5월 2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이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한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현재 대북 제재 강화로 김정은 통치 자금이 급감하고 궁정(宮廷) 경제도 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ICBM은 발사할 때마다 2000만(약 214억원)~3000만달러(약 321억원)의 돈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난 때문에 ICBM 시험을 더 하고 싶어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선심 쓰듯 'ICBM 중단'을 선언한 거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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