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석달새 912곳 문닫았다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
    입력 2018.04.23 03:00

    저출산에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도 못받아

    조병례(59)씨는 충남 서산에서 20여 년간 운영해온 어린이집을 지난 2월 문 닫았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것이 직격타였다. 정교사 7명 등 직원들에게 주는 임금과 각종 수당, 4대 보험료 등이 1인당 월 3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조씨는 "아이 50여 명을 돌보고 받는 보육료 중 80~90%가 인건비인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적자인 구조라 문을 닫았다"고 했다.

    저출산의 그늘이 짙어지는 가운데, 최저임금 대폭 인상까지 겹치면서 문 닫는 어린이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 최도자(바른미래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문 닫은 어린이집은 전국 912곳이었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문 닫는 어린이집은 3650곳에 이르러 작년(1970곳)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아질 전망이다. 올 1~3월 문 닫은 어린이집 가운데 주로 0~2세 영아를 돌보는 가정 어린이집이 556곳으로 61%를 차지했다.

    어린이집 수는 '무상 보육'을 도입한 2013년(4만3770곳) 정점을 찍은 다음, 해마다 줄어들어 작년에는 4만238곳으로까지 줄었다. 특히 올해 어린이집 폐원이 급증한 것은 저출산에다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5년 육아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평균 월급(수당 제외)은 가정 어린이집 118만4000원, 민간 어린이집 128만4000원이었다. 당시 최저임금인 월 116만6220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곧 보육교사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은 아동 수가 줄고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서 보육료를 더 높여 받을 수 없다. 시도별로 정한 상한액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부가 지원하는 만 0~2세 보육료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반영해 9.6% 올랐지만, 3~5세 보육료는 6년째 22만원으로 묶여 있다. 이미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로 '일자리 안정자금'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