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기지 공개" 선회하자… 반대단체, 다시 새 조건 내걸며 딴지

입력 2018.04.20 03:00

공사용 자재반입 협상 결렬 선언

주한미군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설 공사를 위해 기지 일부를 반대 단체 측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반대 단체들이 1년째 기지 진입로를 막아 공사가 지연되고 장병 생활 여건이 악화되자, 미군이 보안 문제를 감수하면서까지 반대 단체 요구를 수용해 출구를 모색한 것이다. 그러나 반대 단체는 다시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국방부는 지난 12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 내 한·미 장병 '생활 여건 개선 공사'를 위해 건설 자재와 장비를 들이려 했으나, 반대 단체 측 시위로 무산됐다. 반대 측은 "약속과 달리 사드 '작전 운용을 위한 공사'를 할 수 있다"며 "주민 대표가 공사를 감시할 수 있게 해주면 도로 통행을 허용해주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반대 단체 주장을 주한미군에 전달했는데, 미군은 보안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었다. 사드는 미국의 핵심 방어 무기로, 동맹국한테도 기지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그러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 기지를 방문하고 장병들의 열악한 생활 실태를 목격한 후 주한미군 입장이 바뀌었다고 한다. 주한미군은 "장병들 생활 여건 개선이 최우선"이라며 "반대 단체들이 생활 여건 개선 공사를 위해 길을 열어 준다면 기지를 보여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반대 단체 측은 이 같은 입장을 전달받은 뒤 "지붕과 화장실 공사만 허용하고, 식당과 숙소 공사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대화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이날 "이제는 (반대 단체 측과) 더 이상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수차례 경찰 공권력을 동원해 건설 자재와 장비를 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제대로 실행한 적이 없다.

반대 단체 측에 반입 일자를 미리 알리고, 이들이 조직적인 시위를 벌이면 이를 철회하고 재협상에 나섰다. 주한미군 사이에선 "사드 반대 단체보다 한국 국방부를 더 못 믿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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