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장 공개 결정때 반도체 전문가 없었다

조선일보
  • 곽수근 기자
    입력 2018.04.20 03:00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26명 중 17명이 고용부와 산하공단 직원
    나머지는 법대 교수·노무사
    "국가 핵심기술 유출될 뻔했는데 전문가 한명 없이 심의했다니…"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등 4개 공장의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제3자에게도 공개하라"고 결정한 고용노동부 정보공개심의회에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전문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첨단 기술 비(非)전문가로 구성된 정보공개심의회가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일반인에게도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고용부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7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 등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국가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19일 수원지방법원은 "기흥·화성 반도체 공장 등의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공개할 경우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집행(정보공개) 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고용부의 정보 공개 결정은 관련 산업 전문가가 배제된 심의회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공장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정보공개심의회 구성
    19일 국회 장석춘 의원(자유한국당)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정보공개심의회 구성 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공장 등에 관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 결정을 내린 위원 총 26명 가운데 고용부 직원 13명과 산하 안전보건공단 4명 등 17명(65%)이 고용부와 산하기관 관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명은 법학 교수와 노무사 등이었고, 반도체 등을 전공한 학계나 산업계 인사는 심의회에 없었다〈〉.

    예컨대 기흥·화성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보고서의 공개 결정을 내린 고용부 경기지청의 경우, 정보공개심의회 6명 가운데 3명이 해당 지청 소속이었고 1명은 고용부 산하 안전보건공단 소속이었다. 나머지 2명은 법학 전공 교수와 언론학 전공 교수였다. 이 공장의 작업환경 보고서에 대해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는 지난 17일 "30나노 이하급 D램과 낸드플래시 공정기술 등 국가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고용부 결정처럼 제3자에 공개될 경우 국가 핵심 기술이 경쟁국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 결정을 내린 구미·평택·천안지청의 경우도 위원 6~7명으로 구성된 정보공개심의회 가운데 3~4명이 고용부와 산하 안전공단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외부위원도 노무사, 변호사, 안전공학 교수였고 반도체 관련 학계나 산업계 위원은 없었다.

    반도체 전문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정보공개심의회가 보고서 공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정보공개 여부 심의와 핵심 기술 판단은 구분되는 것이므로 심의회 구성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장석춘 의원은 "관련 산업 전문가가 포함되도록 정보공개심의회 구성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며 "삼성 측도 근로자 처우에서 산업안전 등 사전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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