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급 요리엔 세 가지가 없다

입력 2018.04.20 03:00

中 국빈관 '댜오위타이' 요리사들, 한국서 요리 선보이려 방한
"데치고 찌고 삶아 영양소 지켜… 세계 정상들 입맛 소탈하더라"

댜오위타이(釣魚臺)는 중국 공식 국빈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리처드 닉슨을 시작으로 미국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중국을 방문한 세계 지도자들이 여기 묵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도 이곳에 머물렀다. 그런 만큼 중국 외교부가 관리하는 댜오위타이는 음식과 서비스가 중국 최고 수준이다.

댜오위타이 총지배인 격인 장쥔싸이(章均賽·65) 국장은 "부임한 지 4년 돼 가지만 세계 정상들을 모시려면 아직도 마음이 불안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고 했다. 그는 주호주 중국 대사 등을 역임한 외교부 고위 관료다. 장 국장 일행은 20~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댜오위타이 국빈연' 행사를 위해 요리사 7명 등 총 15명과 함께 방한했다. 댜오위타이 요리사가 만드는 만찬을 8가지 코스로 맛볼 수 있는 이 행사는 점심 각 30명, 저녁 각 50명씩 총 320명을 대접하는데, 이미 매진됐다. 가격은 1인당 점심 20만원, 저녁 2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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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빈관 댜오위타이 장쥔싸이(가운데) 국장과 최고 VIP들이 묵는‘18호루’의 위앤용메이(왼쪽에서 넷째) 서비스총괄, 안위안(오른쪽에서 넷째) 부총주방장이 여성‘복무원’들과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댜오위타이식 손님 영접 모습을 연출했다. /이진한 기자
장 국장은 "댜오위타이 음식은 중식을 기본으로 하되 댜오위타이 스타일로 재탄생시킨다"고 했다. "댜오위타이 요리의 첫째 원칙은 '누가 먹어도 맛있어야 한다'입니다. 요리사들을 전국으로 파견해 베이징·광둥·쓰촨 등 중국 8대 요리를 배우게 합니다. 원래의 맛을 잃지 않되 너무 맵거나 짜거나 얼얼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원칙은 '영양이 풍부해야 한다'입니다. 3저(당분·염분·지방) 1고(단백질)를 추구합니다. 영양과 식재료 본연의 맛을 보존하기 위해 기름에 볶거나 튀기거나 굽는 요리가 없습니다. 대신 데치거나 찌거나 삶거나 끓이는 요리법만 사용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중식과는 다르지요. 댜오위타이 만찬을 8코스나 드셔도 더부룩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공 조미료(MSG)는 물론이고 식초 등 일반 조미료도 잘 쓰지 않는다. "헤이룽장성(黑龍江省)에는 오랫동안 삭혀서 신맛 나게 한 오이가 있습니다. 댜오위타이에서는 식초 대신 이 오이즙을 추출해 탕 요리의 신맛을 조절합니다. 일반 식당 탕 요리와 다른 산미를 내는 비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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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오위타이 요리사들이 서울에서 선보이게 될 음식들. 왼쪽부터 자연산 송이와 철갑상어 연골로 만든 맑은 수프, 댜오위타이 스타일로 개량한 산시성 면 요리 요우포몐, 커스터드 크림을 채워 넣은 배 모양 찹쌀떡 등 후식. /이진한 기자
중국 댜오위타이 주방에는 요리사 총 205명이 근무한다. 만 18세인 베이징 지역 요리학교 졸업생 20명을 매년 엄선한다. 교육은 철저히 도제식이다. 기본적인 썰기부터 시작해 국물 내는 법 등을 매일 가르치고 시험을 치른다. 1년 실습 기간 중 3분의 2가 도태된다. 실습 기간을 통과하면 4년 계약을 한다. 5년을 버티면 비로소 정식 요리사로 일하게 된다.

복무원(服務員)이라 부르는 서비스 담당 직원 선발 과정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전국 관광학교 출신을 매년 2~3차례 선발한다. 복무원 총 326명이 근무한다. 학업 성적과 외국어 실력은 물론 정치사상적 각오, 도덕 윤리, 집안 배경도 철저히 점검한다. 외모도 중요한 선발 기준이다. 키가 여성은 168~172㎝, 남성은 178~182㎝라야 한다. 체형도 비율을 따진다. 실제 여성 복무원들을 만나 보니 발레리나 같은 몸매들이었다. "'치파오(중국 전통 의상)를 입혀 몸매를 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여성 복무원들은 치파오를 입지 않습니다. 전통 복식을 개량해 유니폼을 만들었죠. 치파오는 활동하기 불편한 데다, 너무 몸매가 드러나서 손님들이 식사에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웃음)." 복무원으로 뽑히면 1개월 반 동안 댜오위타이 역사, 문화,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 장 국장은 "복무원은 몸도 민첩해야 하지만 눈치도 빨라야 한다"고 했다. "손님이 뭘 맛있게 드시고 뭘 남기는지 재빨리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앞서 나가는 서비스도 좋지 않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서비스가 참 어려워요."

세계 지도자 개개인의 취향이나 뒷이야기는 철저히 비밀이다. 다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셨을 때 직접 영접했는데 인간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아시아 정상들은 죽이나 만두 등 소박한 음식을 선호하시더군요. 정상들의 식성은 대부분 소탈합니다. 화려해 보이는 삶이지만 입맛까지 화려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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