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해안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정유 회사인 유니언오일이 폭발물을 이용해 원유 시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56㎞에 달하는 해안가가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일부 정유 시설에 균열이 발생해 그 틈으로 원유 10만 배럴이 바다로 유출된 것이다.

사건 발생 다음 해인 1970년 4월 22일, 미국의 게이로드 닐슨 상원의원을 필두로 시민운동가와 대학생 등 약 2000만명이 모인 대규모 환경 캠페인이 벌어졌다. 세계 190개국, 10억명이 함께하는 '지구의 날'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올해로 48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4월 22일) 슬로건은 '플라스틱 공해를 멈추자'이다. 이 행사를 이끄는 '지구의 날 네트워크' 측은 "연간 3억t에 이르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바다 생명체를 다치게 하며, 인간의 호르몬을 교란하고, 자연환경을 어지럽힌다. 폐기물 순환 구조가 멈춰지고 우리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날 네트워크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공해 계산기'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지구의 날 홈페이지(www.earthday.org)를 방문해 평소 생활 패턴을 입력하면 자신이 1년간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만들어내는지 계산해 볼 수 있다. 또 뉴욕, 파리, 두바이 등 전 세계 대도시에서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제, 전시회, 이벤트 등이 열린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09년부터 4월 22일 지구의 날 전후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국민 참여 행사가 이 기간에 진행된다. 4월 22일 당일에는 오후 8시부터 10분간 전국 소등 행사가 열린다. 건물과 타워, 다리 등 주요 상징물의 불을 끄는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도 실내조명이나 TV, 컴퓨터 등의 사용을 멈추는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환경부는 '지구를 신나게 만드는 날'이라는 뜻으로 '얼쑤(Earth) 데이' 캠페인을 진행한다. 친환경생활 실천 노하우를 설명하거나 실천 모습을 보여준 후 "나는 환경과 친한 사람입니다. 얼쑤~"라고 말하며 탈춤 등을 응용해 재밌는 동작을 취하는 짧은 영상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