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사인 페이퍼'와 LA 다저스의 '시프트 페이퍼'

  • OSEN
    입력 2018.04.19 09:43


    [OSEN=한용섭 기자] LG의 '사인 페이퍼'로 인해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프로야구에서 끊이지 않는 '사인 훔치기'로 비난을 받고 있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을까. 

    LG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앞서 'KIA 구종별 사인'이라는 A4 용지를 더그아웃 옆 통로 벽에다 붙여 놨다.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 바깥쪽,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포크) 등에 대한 손가락 사인 암호가 적혀 있었다. 

    LG 관계자는 18일 밤 "전력분석팀과 선수단에 확인한 결과, 전력분석팀에서 선수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주자의 도루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전달한 것이다.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고, 향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전에 전력분석팀의 자료 공유다. 쟁점은 ▲경기 전이냐, 경기 도중이냐 ▲덕아웃 안이냐, 바깥이냐를 따져야 한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이 있다. 1.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 2. 경기 시작 후 벤치 및 그라운드에서 무전기, 휴대전화, 노트북, 전자기기 등 정보기기의 사용을 금지한다(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터 등 기타 정보 전달 금지)라고 명시돼 있다. 

    LG는 경기 전에 더그아웃 바깥에다 붙였다. 원정이라 따로 전력분석 미팅을 할 시간이 마땅치 않아,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붙여 놓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도중에 KIA의 포수 사인을 파악해 비밀리에 덕아웃 선수단에 전달한 것도 아니다. 전날 경기를 통해 KIA측 사인을 파악한 것이다. 

    2015시즌 LA 다저스는 외야수가 수시로 뒷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보고 수비 위치를 옮겼다. 팬이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경기 중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비 위치를 지시받는다'고 오해받았다.

    사연은 이랬다. 다저스는 상대팀 타자별로 외야 타구 방향을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대 타자별로 외야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외야수 자리별로 그라운드에 기준점을 표시한 뒤, 수비 위치를 적은 종이를 나눠줬다. 일일이 외우기 힘들어 외야수로 나선 하위 켄드릭이 수비 때마다 뒷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수비 위치를 잡은 것이다. 

    이를 두고 뉴욕 메츠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다저스의 수비 위치 표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반면 시카고 컵스의 조 매든 감독은 "새로운 시도는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다저스가 시카고 홈구장 리글리필드 외야에 수비위치를 표시하는 것을 수용했다. 

    지난해는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가 사인 훔치기로 논쟁이 일어났다. 보스턴은 외야에서 양키스 포수 사인을 촬영해 분석한 뒤, 스마트기기인 애플 워치를 활용해 더그아웃에 있는 트레이너 등에게 전달했다. 선수들이 정보를 공유하게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보스턴 구단에 벌금 징계를 내렸는데, 사인 훔치기를 제재한 것이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정보 전달이 금지된 전자기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 야구인은 "상대 사인을 훔치고, 안 뺏기려고 하는 것은 야구의 일부분이다"고 말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사인 훔치기'를 두고 "사인을 뺏기는 쪽이 잘못이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단, 정해진 룰을 벗어난 행위는 징계를 받아야 한다. 

    LG 전력분석은 KIA 배터리의 사인을 정확하게 캐치해냈다. 내부적으로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에 있어서 프로답지 못하게 미숙했다. 굳이 오해와 비난을 자초할 것이 뻔한데, 외부인이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놓은 것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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