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부처끼리 국가핵심기술 공개 논란, 한마디로 어이없다

조선일보
입력 2018.04.18 03:18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일부 내용이 '국가 핵심 기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도 보고서 공개를 연기해 달라는 삼성전자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보고서엔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노하우가 담겨 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문제에 필요하다고 이 보고서들을 공개하려 했다가 제동이 걸렸다. 앞으로 1~2개월 뒤 삼성전자가 낸 행정심판이 끝날 때까지는 일단 공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의 공장 내부 정보가 일반에게 공개되면 중국 등 후발 업체가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런데도 고용부는 이런 자해(自害)를 하겠다고 한다. 정상적인 정부 부처라면 공개가 아니라 유출을 막아야 한다. 고용부를 보면 기업을 상대로 무슨 해코지나 '투쟁'을 하는 것 같다. 지금 고용부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지난달 실업률이 17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는다. 청년 실업 등 고용 현실이 최악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이 정부 들어 추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강제 정규직화, 현실과 동떨어진 근로시간 단축 등의 부작용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모두가 고용부가 관련된 정책이다. 고용부가 자신들 정책 탓으로 고용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반성하는 게 아니라 반도체 노하우를 까발리겠다고 한다. 이렇게 기업을 흔들면 일자리가 어디서 늘어나나. 산업부도 고용부의 폭주가 계속돼 기업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인데도 눈치만 보고 있었다. 반도체 제조 노하우가 보호돼야 할 기술이란 사실은 상식에 가깝다. 그런 상식이 안 통하는 게 이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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