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김경수 의원, 의혹 풀려면

입력 2018.04.18 03:13

박국희 사회부 기자
박국희 사회부 기자
민주당원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사건을 주도한 김모(인터넷 필명 '드루킹')씨는 2016년 11월부터 지난달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까지 1년4개월 동안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연락했다. 그는 댓글 조작을 벌인 3000여개의 인터넷 기사 주소도 김 의원에게 보내기도 했다. 누가 봐도 김씨와 김 의원의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일반 사건이라면 경찰은 일찌감치 김 의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서 분석에 들어갔을 것이다. 수사를 오래한 이들도 "그 정도 관계라면 법원에서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찰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김씨를 구속한 뒤 20여일이 지나도록 김 의원에 대해선 수사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경찰이 정권 눈치를 봤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을 거라 믿고 있지만 그 사이 김 의원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증거인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

물론 김 의원은 이 사건 연루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언론에 자신의 이름이 처음 나온 뒤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김씨가 무리한 인사 청탁을 했고, 이를 거절하자 반(反)정부 댓글을 조작했다고 했다. 그와 별 관계가 없다는 투였다. 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김 의원은 16일 2차 해명에선 "대선이 끝나고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한 분을 추천했고 이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김씨가 운영하던 파주 출판사를 2016년 직접 격려 방문하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김씨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대선을 전후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온 그를 여러 번 만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명실상부한 최측근이다. 그런 그가 아무나 그렇게 만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씨와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김 의원 해명이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런 해명으로 넘길 수준을 넘어섰다. 그가 당당하다면 의혹을 풀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경찰이 나서기 전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경찰에 임의 제출해서 사실관계를 따져 보자고 하면 된다. 물론 그의 전화엔 공개하기 부담스러운 사적(私的)인 내용과 민감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정 그렇다면 그가 분석 과정에 직접 입회해 이 사건과 관련한 부분만 조사하도록 하면 된다. 그가 김씨와 아무 관계가 없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경찰도 그런 조사 방식에 당연히 협조할 것이다. 그게 점점 커지는 의혹을 빨리 잠재우는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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