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장 '김경수 구하기' 나섰나" 김 의원 '인정' 내용도 부인

입력 2018.04.17 21:01

‘인터넷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을 브리핑 했던 이주민(55)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김모(49·필명 드루킹)씨 일당과의 관계를 의심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김 의원의 관련성을 수사하고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앞서 나가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씨와 김 의원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서는 “(김 의원이) 대부분 읽지 않았다. 가끔 감사하다는 정도였다”면서 “김 의원이 관여했다는 부분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감사 인사를 하면 (확인하지 않은 이전 메시지도)모두 읽은 것으로 표시되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경찰이 덮어주려고 애를 쓴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로부터 불과 몇 시간 뒤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청장이 밝힌 내용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입으로 드루킹과의 관련성을 인정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서울경찰청장의 발표를 보니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강민창 치안본부장의 발표문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지난 16일 오전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오른쪽)이 ‘인터넷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DB
①드루킹에 메시지 보냈다?
이 청장은 간담회에서 드루킹 김모씨와 김 의원간 텔레그램 대화 가운데 기사제목과 인터넷주소(URL) 등이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김씨가 대부분 일방적으로 보낸 것”이고 “김 의원이 확인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보낸 메시지에 대해서는 “의례적 감사표시”라고도 했다.

하지만 김경수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공보를 맡고 있는 동안 홍보하고 싶은 기사를 주위 분들에게 보내거나 한 적이 많다. 그렇게 보낸 기사가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스스로 말했다. 김씨에게 인터넷 기사주소(URL) 등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의례적인 감사 인사만 있었다던 이 청장의 말과 대조된다.

김 의원은 또 “텔레그램 회신과 관련해서는 2월 달에 의원회관 찾아온 다음에 이건 좀 이상하다고 하고 연락한 이후에는 없었다”며 “그 다음에 텔레그램 상으로 저쪽에서 뭘 보내왔는지, 정확하게 확인한 바는 없다”고 했다. 지난 14일 1차 기자회견 때와 말이 달라진 것이다. 김 의원은 앞서 “메시지를 수백통씩 주고받았다고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 아니다.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처럼 하는 것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었다.

②인사 청탁 없었다?
김 의원과 드루킹 사이에 인사 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 청장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청장은 또 “현재는 (남북 단일팀 기사 댓글) 매크로 범행을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김 의원이 관여했다는 부분은 객관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대선 당시 댓글 조작 의혹 수사는) 너무 앞서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내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보통 사건이라면 메시지를 주고받은 흔적을 살펴보기 위해 (김 의원의) 휴대폰부터 확보한다”며 “체포 3주 만에 언론의 보도로 브리핑을 하고 김 의원의 휴대폰 확보 조차 안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작 김 의원은 드루킹과 수차례 만나고, 인사 청탁을 들어준 사실을 털어놨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자신의 카페 회원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고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전달했다”며 “하지만 정무·외교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가야한다고 해서, 어렵다는 연락을 받아 (드루킹에)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청탁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김 의원의 추천을 받은 청와대 측은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받은 인물을 청와대 연풍문 2층으로 불러 1시간 가량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많은 곳에서 추천이 들어오지만 청와대까지 연락해 면접 자리를 마련해준 건 분명한 특혜”라고 말했다.

③만난 적 없다?
이 청장은 드루킹과 김 의원의 연락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있는 것만 확인했다.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김 의원은 의례적으로 감사 표시만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김씨와 김 의원 관계를 알아내는 수사에 대해 사실상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김 의원은 드루킹을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김 의원은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사무실을 갔었고 그 외에는 제 기억에 회관을 찾아오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혹시 다른 데에서 만난적이 있었다면 알려드리겠다. 기록이나 경찰 자료가 아니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차이 있거나 하면 확인되는 대로 바로 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씨로부터) 파주에 사무실을 방문해 줄 있냐는 요청을 받았고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전문가들 모임이라 (2016년) 가을쯤 사무실을 찾아갔다”며 “갔더니 금융 직종에 있다는 주요 회원들 7~8명하고 주요 인사들과 이야기를 했고 이후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도 '열심히 할테니 격려 해 달라'고 해서 사무실을 한 번 정도 더 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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