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유산균 음료, 파키스탄 원단까지.. 드루킹의 '다단계' 사업

    입력 : 2018.04.17 14:15 | 수정 : 2018.04.17 14:16

    비누, 유산균 음료, 파키스탄 원단까지
    “외부에서는 우리를 다단계라 불렀다”
    드루킹 ‘경공모’ 재정상황 공개 하지 않아
    운영비 출처는 여전히 의문

    비누, 유산균 음료, 원당(原糖·설탕 원료), 파키스탄 원단까지...인터넷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재정을 불투명하게 운영했다는 내부증언이 나왔다.

    김씨가 운영했던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활동했다는 A씨는 17일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드루킹’ 김씨가 회원들을 상대로 비누·건강음료·원당·파키스탄산(産) 원단 같은 물품을 판매했다”면서 “그는 재정 상황을 회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드루킹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느릅나무출판사 입구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난하는 구호가 적힌 피켓이 붙어 있다. /박상훈 기자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아는 한방학과 교수 B씨가 경공모 회원들에게 유산균이 함유된 건강음료를 팔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B 교수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시중에 파는 거는 전부 설탕 성분이 많이 들어가는데, 내가 파는 음료는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해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라면서 “유산균이 진짜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식이다.

    경공모 회원 가운데는 무역업자 C씨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파키스탄 원단을 들여와 비싼 가격에 회원들에게 되팔았다. 초창기 경공모에는 대형로펌 변호사를 포함해, 대학 한방학과 교수, 주식전문가, 무역업자, 공무원,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한 직군(職群)의 회원이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경기도 파주의 4층짜리 건물 중 1~3층을 임대해 '느릅나무 출판사'공동대표도 맡아왔다. 그러나 책 출판은 한 권도 하지 않았고, 법인 등록도 하지 않았다. 대신 김씨는 이 곳에 유명 정치인들을 초빙해 ‘경공모 강연’을 열었다. 회원들이 내는 강연비로 월세가 하나의 수입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A씨는 강연비가 한 달에 9만원씩 됐다. 500명 이상 되는 열성멤버들이 물건도 많이 팔았다”며 “또 자체에서 만드는 원당, 비누, 이런 물품들이 있는데 그걸 다 회원들이 샀다. 외부에서는 우리를 다단계 회사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릅나무에서 제작한 비누의 모습 /쇼핑몰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이 정도로 김씨가 매달 출판사 월세(485만원)와 댓글 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170여대를 돌릴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실제 김씨는 지난 1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측에 경공모 강연을 요청하며 보낸 소개 자료에서 “경공모 운영자금은 연 11억원”이라고 밝혔다.

    경공모 회원들은 김씨가 ‘경공모’ 회계를 불투명하게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 (드루킹은) 재정에 대해 일반회원들에게 하나도 공개를 안 했다”며 “내가 등급이 낮은 편도 아닌데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20대 총선 직전인 2016년 3월엔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현금 5000만원을 건네려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의심되긴 하지만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로 처분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김씨는 노 의원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에게 200만원을 준 혐의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