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과거엔 "댓글 조작은 가장 악랄한 여론조작" 비판

    입력 : 2018.04.17 14:02

    인터넷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과거 보수 정권에서 진행됐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등을 거론하며 “기사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바꾸는 건 가장 악랄한 여론조작”이라고 비판했던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드루킹은 네이버를 주요 활동 공간으로 삼는 이유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가치에 관한 글도 남겼다.

    드루킹은 자신이 2009년부터 운영한 네이버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서 댓글 조작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2013년 12월 남긴 글에서 “언론기사의 댓글을 조작하는 행위, 거대 카페의 글에 달린 댓글을 조작해서 여론을 바꾸려는 시도 등은 사실상 가장 악랄한 의미의 여론조작”이라고 했다. 이 글은 2012년 대선(大選) 당시 논란이 됐던 ‘국정원 댓글 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인터넷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김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기사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바꾸는 건 가장 악랄한 여론조작”이라고 남겼다./블로그 캡처
    카카오톡에 대한 국정원 사찰 논란이 있던 2014년엔 자신이 ‘네이버와 텔레그램에 둥지를 튼 이유’도 밝혔다. 그는 “MB(이명박)정권이 다음(DAUM) 포털에 있는 반(反)MB 성향의 네티즌을 감시할 때 네이버는 ‘등잔 밑이 어두운’ 상태”라며 “네이버는 80%의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소”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카카오톡 사태를 볼 때 네이버도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텔레그램에 감사한다”고 했다. 드루킹은 네이버를 불안해하면서도 “네이버는 ‘광화문 광장’이다. 우리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곳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드루킹은 지난 대선 직전인 2016년 4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띄우는 글’에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어떤 정당의 당원도 아니다. 정당투표에서는 정의당을 찍었다”라고 했다. 이어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리더고 그게 내 정체성이다. 그들이 말하는 정체라는 게 ‘노빠냐, 문빠냐’ 이런 걸 묻는 거라면 아니라고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지대를 졸업하고 2000년대 초 대림기업 산하 고려개발에서 약 5년간 근무했다고 알려진 드루킹은 블로그에서 과거 회사 생활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비교적 직장문화가 좋은 편인 대기업에서 근무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이사나 부장 같은 사람들은 하청업체들이 밥 사고 술 사고 대접하는 것을 마치 당연한 듯이 여기고 있다”며 “이러면서 혈연, 학연, 지연에 얽매이는 수직적 관계가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명이 넘는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 놓은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라는 네트워크는 혈연, 학연, 지연을 떠나 그들의 삶을 단단하게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공모’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는 “경공모는 MB정부가 들어선 이래 채팅방에서 떠들어 대는 것,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만든 것”이라며 “영화 ‘군도’와 (경공모의) 콘셉트와 너무나 맞아 떨어진다. 영화에서 그들이 조선이라는 극악한 환경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력'에 있다”고 했다. 그는 군도의 스틸컷을 경공모 카페의 대문 사진으로도 걸기도 했다.

    또 그는 자신이 운명과 동양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도 썼다. 그는 “동양철학에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심취했고, 29세에 자미두수를 본격적으로 공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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