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네 모자 어디 갔어?’ 마이너리거 발레라 황당한 실수

  • OSEN
    입력 2018.04.17 06:11


    [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서정환 기자] 너무 꿈꾸던 무대라 긴장했던 것일까. 브리빅 발레라(26)가 다저스 데뷔전에서 황당한 실수를 범했다.

    LA 다저스는 16일(한국시간) 내야수 로건 포사이드를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내야수 브리빅 발레라를 콜업했다. 포사이드의 어깨 염증으로 내야수가 부족해 내린 조치였다. 다저스는 16일 애리조나전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3루수를 맡기고 체이스 어틀리가 2루수로 나섰다.

    갑자기 빅리그에 콜업된 발레라는 기쁨과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는 그에게 동료들이 다가가 “메이저리그에 온 걸 축하한다”면서 덕담을 건넸다. 베네수엘라출신이라 영어를 할 줄 모르는 발레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했다. 페드로 바애즈 등 같은 남미출신 선수들이 스페인어로 말을 걸어줬다. 자기 라커도 없는 발레라는 구석에 있는 창고를 썼다.

    경기가 시작되자 다저스의 3루는 바로 구멍이 뚫렸다. 데이빗 페랄타가 친 평범한 타구를 에르난데스가 잡지 못해 실책을 범했다. 저스틴 터너와 로건 포사이드의 공백이 바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덕아웃에 있는 발레라는 초조하게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7회말 9번 타자 클레이튼 커쇼의 타순에서 갑자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발레라의 이름을 불렀다. 얼떨결에 타석에 선 발레라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크리스 테일러의 삼진으로 공격은 무위에 그쳤다.

    사건은 이 때 발생했다. 덕아웃에 글러브를 가지러 간 발레라는 모자를 쓰지 않고 그대로 2루수로 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코리 시거가 “너 뭐해?”라고 지적했다. 그제야 모자가 없음을 자각한 발레라는 다급하게 클럽하우스로 뛰어갔다. 대타만 소화할 줄 알고 아예 모자를 갖고 나오지 않았던 것. 동료들은 루키를 보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발레라는 2010년 마이너리그서 데뷔한 나름 베테랑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은 201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5경기가 전부였다. 그는 올 시즌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7경기를 뛰며 타율 3할1푼6리 6안타 6타점을 올렸다. 그는 저스틴 터너나 로건 포사이드가 복귀하기 전까지만 뛰는 시한부 운명이다. 그럼에도 빅리그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발레라는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2루수든 중견수든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절박하게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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