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2030년까지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남중국해 섬 하이난(海南)에서 화석연료로 운행되는 차량을 모두 퇴출하기로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섬 안 차량 전부를 전기차 등 신재생 에너지 차량으로 대체해, 제주도 18배 크기의 하이난을 '녹색 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선샤오밍 하이난성장은 "정부가 사용하는 차량,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차량은 우선 전기차 등으로 교체하고, 점차 개인 자동차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특정 지역 내 화석연료 차량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하이난성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기차 밀어주기' 계획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싸구려 자동차 제조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친(親)환경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중국의 '전기차 굴기(崛起·우뚝 섬)' 차원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대기 환경 개선 등을 내세우며 전기차 사업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2019년부터는 전체 차 생산의 10% 이상을 반드시 친환경차로 채우도록 한 전기차 의무판매제도(NEV)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지리(吉利) 자동차는 아예 2020년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100만대가량의 전기차 중 절반 정도가 중국에서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