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대선 때 댓글 조작?…野 "특검·국정조사해야"

    입력 : 2018.04.16 17:11

    더불어민주당 일부 당원들의 인터넷 댓글 조작 의혹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현재 구속 중인 친여(親與) 성향 파워블로거 김모(필명 드루킹)씨가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씨가 댓글 조작을 통해 지난 대선에도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야권은 16일 일제히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김씨가 지난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해당 의혹이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드루킹, 대선 때 어떤 일 했기에 김경수에 대가 요구했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대선 직전인 2017년 5월 5일 김씨 등 김씨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 2명을 공직선거법상 불법선거사무소 개설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선관위는 당시 김씨 등이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 건물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한다는 제보를 받고 이를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내사 결과 이를 불법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댓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씨는 대선 국면에서 김경수 의원과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대선 경선 전에 문재인 후보를 돕겠다면서 스스로 (의원실을 통해) 연락해왔다. 그때 처음으로 연락한 것으로, 그 전에는 일면식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년4개월가량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문자 메시지를 수백 차례 보냈다. 김 의원은 “자신들의 활동 대부분을 (텔레그램으로) 일방적으로 보내왔다. 난 의례적으로 감사 인사를 보낸 적이 있지만, 상의하듯 문자를 주고받은 게 아니다”고 했다. 경찰도 “김 의원이 김씨의 메시지 대부분을 확인 안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김씨와 김 의원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김 의원이 김씨의 댓글 공작을 사주·지휘했거나, 적어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씨가 카페 회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보면, 김씨가 여권 내부의 상황을 소상히 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김씨와 카페 회원들의 대화록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직을 청탁한 것과 관련해 “우리가 1년4개월간 문재인 정부를 도우면서 김경수 의원과 관계를 맺은 건 다 아실 것”, “김 의원에게 제가 대선 승리 전 두어번 부탁한 게 회원분들을 일본 대사로, 또 오사카 총영사 자리도 요청했다”, “김경수는 분명히 외교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 해야 돼서 (영사직을) 못 준다, 이렇게 말했으니 한 입으로 두 말이야 할 수 없을 것”, “외교 경력 없는 친문 기자 나부랭이가 오사카 총영사로 발령받으면 그때는 도망갈 데가 없겠죠” 등의 발언을 했다.

    김씨의 이 발언이 있고 약 2달여 뒤에 신임 오사카 총영사로 오태규 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공식 임명됐다. 오 위원장은 기자 출신이다.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 내정자 또는 후보군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김경수 의원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 /인터넷 캡처
    지난 2월에는 포털 기사창에는 ‘김경수 오사카’, ‘약속도 안 지키는 게 무슨 이제 김경수 따라다니면서 낙선 운동 할 거다’, ‘정치인이라면 신의가 있어야 지지를 받겠지? 약속도 안 지키는 게 정치는 무슨’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야권 관계자는 “김씨와 김 의원 사이에 모종의 약속이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며 “김씨가 열심히 조력했는데, 대가가 없으니까 김 의원을 압박하기 위해 그 같은 댓글을 단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김씨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니들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는 알아? 진짜 까줄까?”, “언젠간 깨끗한 얼굴 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했던 놈들이 뉴스 메인 장식하면서 니들을 멘붕하게 해줄 날이 ‘곧’ 올 거다” 등의 메시지를 올린 것에 대해서도 야당 관계자들은 “(더러운 짓 했던 놈들이라는 말이) 김 의원 등 여권 핵심들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野 “대선 때 드루킹과 文 추악한 거래 여부 밝혀야”
    ‘드루킹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지난 대선 때 김씨의 역할에 대해서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서 “국정원 댓글, 세월호 사건을 빌미로 한 탄핵으로 탄생한 정권이 최근까지 민주당과 긴밀히 연락하며 댓글 공작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드루킹 사건은) 댓글로 일어선 정권은 댓글로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성태(맨 오른쪽)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댓글공작 등 여권 관련 논란이 적힌 풍선을 터뜨리며 여권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인사 청탁 아무나 하는 게 결코 아니다. 대선 공로 있는 사람이 신세 갚아야 할 사람에게 하는 것이 인사 청탁”이라며 “오사카 총영사, 여론 공작 얼마나 신세 많이 졌길래 그런 요구를 받았겠나”고 했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영우 의원은 “검경은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으로부터 실제 문자를 받았고 그 문자를 대통령과 주고받았는지 철저히 수사해야만 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매크로 활동이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과거 국정원 댓글, 군 사이버부대 댓글을 비판하면서 여론을 환기시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것 아닌가”라며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만약 댓글조작 부대의 힘을 얻어서 탄생한 정권이라면 정통성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지난 대선 당시에도 댓글 조작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나섰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질은 대선 때와 대선 이후에 댓글 공작을 한 김씨와 당시 문재인 후보 사이에 어떤 추악한 거래가 있었느냐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어떤 댓글 공작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했는지 우리 당은 끝까지 진실 밝혀내겠다”고 했다. 유 공동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문 후보가 문자 폭탄을 '양념'이라고 할 때 저는 정말 황당했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댓글로 흥한 자는 댓글로 망하는 법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것과 똑같이 철저히 수사해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댓글 조작은 대선 전부터 오늘까지 주도면밀한 계획 속에서 이뤄졌고, 대선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았는가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김씨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했길래 그런 큰 요구를 했는가. 자원봉사자가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을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며 “(대선 때) 김경수 의원이 (김씨와 관련해)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하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의 댓글조작 대응 태스크포스(TF) 소속 권은희 의원은 “대선 때 안철수 후보를 'MB 아바타' 등 표현으로 공격하라고 적혀 있는 '문재인 캠프 네거티브 대외비 문건'이 발견됐는데, 앞서 2012년 대선 때 드루킹이 '안철수는 MB 아바타'라는 표현을 썼었다”며 “이런 연관성 의혹도 경찰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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