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건수사" VS "직무유기"…‘삼성 노조 와해 의혹’ 수사 놓고 법조계 논란

입력 2018.04.16 16:22

檢, 다스 사건 압수수색서 노조 관련 문건 확보
“먼지털이식 수사, 안 걸릴 기업 없다” 논란
”수사 안 하고 덮으면 직무유기” 반론도

삼성그룹 서초사옥. /남강호 기자
“이런 식으로 수사하면 안 걸릴 기업, 안 걸릴 사람이 누가 있느냐.”(검사장 출신 변호사)

“수사 과정에서 다른 혐의가 포착된 것인데, 덮어두는 건 직무유기다.”(수도권의 한 검사)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른바 '삼성 노조 와해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을 분석하는 한편 노조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수사의 단서는 지난달 검찰의 삼성그룹 압수수색에서 포착됐다. 검찰은 지난 2월 8, 9, 12일 세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수원 본사와 서초사옥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의 목적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와 관련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 대응 문건'이 발견됐다. 이 문건에는 삼성이 계열사인 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설립을 막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사팀 직원 1명이 외장하드를 들고 달아나려다 체포됐다. 검찰은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이 직원의 외장하드를 압수했고, 이 외장하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노조 관련 문건을 발견한 것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를 놓고 “별건(別件) 수사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단서를 찾고 수사를 무한 확장하는 것은 명백한 별건수사"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 안 걸릴 기업이 몇이나 되겠느냐"라고 했다.

최근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쇄신책으로 내놓은 직접 수사 최소화 방침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직접 수사 축소 기조에서 삼성은 예외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특정한 혐의 수사를 위해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다른 혐의가 포착된 것이기 때문에 별건수사와는 무관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도둑을 잡다가 집주인이 부정행위가 포착되면 그것도 수사와 재판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계에선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을 삼가면서도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삼성은 지금 꿈틀댈 수조차 없는 상황인 것 같다"라며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가져간 것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조차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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