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자유마저 빼앗나"… 中 '유머 앱' 폐쇄에 수백대 차량시위

    입력 : 2018.04.16 03:00

    컴퓨터 세대에 무지한 中당국, 이용자들 '한심한 젊은이'로 인식
    예상 밖 조직적 반발에 깜짝 놀라

    매일 수백만명의 중국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던 동영상 앱이 당국에 의해 폐쇄되자, '웃을 자유'마저 빼앗는 당국에 대한 분노가 전국 곳곳에서 차량 시위 등의 형태로 분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0일 동영상 앱 '네이한돤쯔(內涵段子)'에 대한 광전총국(廣電總局·중국의 미디어 감독 부처)의 전격적인 폐쇄 조치였다. 네이한돤쯔는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영상이나 황당한 상황을 담은 짤막한 동영상들이 핵심 콘텐츠로, 등록된 사용자가 2000만명에 이른다. 광전총국은 "사회주의 가치관을 해치는 저속한 음란물 유통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사전 예고 없이 이 앱을 영구 폐쇄했다.

    검열·폐쇄 조치가 다반사인 중국에선 당국이 한번 정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네이한돤쯔를 운영해온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의 창업자 장이밍(張一鳴)도 "네이한돤쯔가 잘못된 길을 걸었으며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다뤘다"며 즉시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서로 '돤유(段友·네이한돤쯔를 즐기는 사람들)'라고 부르며 유대감을 형성해온 네이한돤쯔의 이용자들은 달랐다. 이들은 "고된 일상 속에서 이 앱을 보고 웃으며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 게 무슨 잘못이냐"며 반발했다.

    저속한 동영상으로 시간을 보내며 그저 낄낄대는 무력하고 파편적인 존재들로 보였던 이들은 당국이 미처 생각 못한 조직적인 반발로 당국의 허를 찔렀다. '돤유추정(段友出征)' 등 자신들만의 암호로 무장한 수백명의 돤유들은 지난 10일 밤 베이징 시내 광전총국 주변에서 헤드라이트를 켠 채 경적을 울리는 등 기습 차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네이한돤쯔를 상징하는 웃는 남자의 모습이나 서구의 만화 캐릭터를 차량에 부착해 서로 돤유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한 번은 길게, 두 번은 짧게 경적을 울리는 등 시위 방식도 자신들만의 은밀한 표시로 소통했다. 온라인에 유포된 동영상을 보면, 시위에는 최소 수백 대의 차량이 참가했고 일부 네티즌은 형광봉과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SCMP는 "네이한돤쯔 폐쇄 논란은 인터넷 세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중국 당국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의 한 언론인은 "네이한돤쯔는 단지 저속함 때문에 폐쇄당한 게 아니다"며 "당국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시진핑 주석과 당의 선전 메시지로부터 수백만명의 시선을 빼앗는 존재를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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