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시리아를 대결 장소로… "냉전이 맹렬한 기세로 돌아왔다"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8.04.16 03:00

    [시리아 내전 7년… 美·英·佛 vs 러·이란 대결구도 뚜렷해져]

    러시아 "트럼프는 두번째 히틀러"… 안보리 소집해 미국 등 강력 비난
    헤일리 "우린 장전돼 있다" 받아쳐

    美, 러시아 시설은 공격 안해

    미국이 시리아 두마 지역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한 지 일주일 만인 14일(현지 시각) 시리아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공습 직후 "화학무기 생산·사용·확산에 맞서 강력한 억지력을 확립하기 위해 작전을 실시했다"면서 "임무는 완수됐다"고 밝혔다.

    케네스 매켄지 미 합참 중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벽 4시 미사일 105발을 발사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바르자' 과학연구센터, 중부 홈스의 화학무기 저장 탱크와 시리아 군 주요 지휘소 등 3곳을 파괴했다"면서 "화학무기 기반시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전투기를 투입해 공대지 미사일 '스톰 섀도' 등을 발사했다. CNN은 "미국이 시리아 내 러시아 관련 시설은 공격 타깃에서 제외했다"면서 "러시아와의 확전은 피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영국·프랑스의 시리아 공습 작전 상황도
    시리아·러시아·이란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유엔 안보리 승인도 없이 대테러전 최전선에 있는 주권 국가에 침략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셰린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자"라면서 "그는 현대사의 두 번째 히틀러"라고 비난했다.

    미·러 양측은 유엔에서도 맞붙었다. 러시아는 공습 직후 미 뉴욕 유엔 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고 미·영·프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고 추가 군사 조치를 제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했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와 함께 러시아 결의안을 거부했다. 니키 헤일리 미 유엔 대사는 "시리아가 바보같이 우리를 다시 시험하려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장전돼 있다"고 했다.

    7년째 접어든 시리아 내전은 미국·유럽·이스라엘 등 서방국과 러시아·이란·시리아로 진영이 나뉘어 충돌하는 국제전 양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 내전이 신(新)냉전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시리아 상황에 대해 "냉전(冷戰)이 맹렬한 기세로, 하지만 다른 모양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타일러 코언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마치 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동유럽의 상황을 보는 듯하다"고 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시리아에 100대가량의 전투기와 20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시리아 서부 지중해 연안에는 대규모 해군 기지를 두고 있다. 러시아는 이 기지에 평시 최소 10척의 군함을 정박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거점에는 최신예 S-400 지대공 미사일도 배치해 놓고 있다. 러시아는 반미·사회주의 정권인 시리아를 중동의 전략 국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엔 이란도 깊이 발을 담그고 있다. 시리아 정권은 이란과 같은 이슬람 종파인 시아파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시아파 민병대 수천 명을 다마스쿠스에 파병해 반군과 지상전투를 펼쳐왔다.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초승달 연대를 만들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과 맞서려고 하는 것이다.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세지면서 이스라엘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은 자국 영공으로 넘어온 이란 드론을 격추한 데 이어, 시리아 영공으로 넘어가 이란의 드론 기지를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 9일에도 이스라엘은 F-15 2대를 출격시켜 시리아 중부 홈스의 공군기지를 공습했다. 시리아에서 미·영·프·이스라엘 대 시리아 정부·러시아·이란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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