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극 시시하다고요? 우리 축제 와보면 놀랄걸요

조선일보
  • 이태훈 기자
    입력 2018.04.16 03:00

    [제28회 이해랑 연극상]

    특별상 '한국 아시테지'
    매년 2회 전국 규모 아동극 축제 "우리 연극, 세계로 뻗어나가야"

    "TV, 스마트폰에 놀거리가 넘쳐나는데 웬 아동극이냐고요? 아시테지 축제에 꼭 한번 오세요. 늘 매진이에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는 불어 약칭인 '한국 아시테지(ASSITEJ)'로 더 많이 알려졌다. 제28회 이해랑연극상 특별상을 받는 한국 아시테지는 올해로 37년째 '연극 체험은 다음 세대를 위한 최고의 교육'이라는 믿음을 실천해 왔다. 최근 서울 명륜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숙희(64) 이사장은 "수상 소식을 들은 날 직원 11명이 자축 회식을 했다"며 웃었다. "2014년 대통령 표창을 받고 펑펑 울던 기억이 났어요. 그게 처음 받은 상이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네요. 아동청소년극은 늘 '마이너'였는데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몰라요."

    제28회 이해랑연극상 특별상을 받은‘한국 아시테지’김숙희 이사장
    제28회 이해랑연극상 특별상을 받은‘한국 아시테지’김숙희 이사장은“우리 고유의 전통과 정서를 특징 있게 담아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아동청소년극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했다. /박상훈 기자
    매년 여름과 겨울이면 서울 대학로에서 연인원 1만명 넘는 부모와 아이 관객이 전국에서 모인 연극인들과 어우러지는 '아시테지 축제'를 연다. 아시아에서 전국 규모 아동극 축제를 매년 여는 건 한국뿐. 전국 극단 110개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8년 전부터는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아트드림축제'도 주관한다.

    아동청소년극이라고 TV 어린이 프로그램을 떠올리면 오산. 김 이사장은 "내용과 형식 모두 수준 높고, 미디어 아트, 증강 현실 기술을 접목해 어른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했다. "입체 안경을 쓰고 보는 3D 연극 '진짜 고래'는 바닷물과 고래가 객석으로 뛰어드는 느낌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해요. 6·25 전쟁을 다룬 '달래 이야기'는 대사 없는 복합 인형극인데도 눈물바다가 된답니다. 올해 여름 축제엔 미디어아트와 서커스를 접목한 캐나다 극단의 아크로바틱 연극이 개막작이지요."

    재미와 품질 못지않게 한국 아시테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건 교육적 효과. "2013년 축제에서 나치 독일을 다룬 작품 '엘자 이야기'를 공연할 땐 워크숍에서 아이들이 직접 독일군과 유대인 역할을 체험한 뒤 함께 공연을 봤어요. 주한 독일·이스라엘 대사가 와서 감사 인사를 했죠. 역사, 생활 안전, 왕따, 노인 문제 등 연극으로 배우고 체험할 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요즘 한국 아시테지는 아동청소년극의 해외 진출에 힘쓴다. 2016년엔 파리에서 2주간 한국 아동극 주간 행사를 치렀고, 매년 겨울 축제에 해외 기획자들을 초청해 쇼케이스도 연다. 올해 1월 행사에는 25개국 아동극 단체가 참여했고, 국내 극단 5곳 작품의 해외 공연을 현재 논의 중이다. "우리 연극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나가도록 한국 아시테지가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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