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4주기, '정치 이용'은 할 만큼 하지 않았나

조선일보
입력 2018.04.16 03:18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16일로 4년이 된다. 시간이 지났지만 아픔과 슬픔은 유족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 가슴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 어린 학생들 죽음을 통해 안전 문제에 대해 각성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이 나라가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해경을 해체했다 부활시키고, 국민안전처라는 기관을 만들었다 없앤 것 외에 뭐가 달라졌나. 그 뒤로도 병원, 지하철, 요양원, 버스 터미널, 낚싯배, 공연장 등등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사고 때마다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설마' 증후군, 관련 기관들의 무능이 판박이처럼 드러나고 있다. 그때마다 희생자 유족들은 "세월호 때와 뭐가 달라졌느냐"며 울부짖었다.

세월호 이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인명 사고가 어느 정도 숫자가 넘으면 무조건 '정치화'되는 이상 현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여행객들이 해난 사고를 당한 일을 정치 문제로 만들어 지금까지 우려먹는 정권은 그 부채 의식 때문에 낚싯배 사고에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묵념하는 과잉 쇼까지 벌였다. 그나마 이제 묵념 쇼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 대통령이 탄핵된 날 세월호 현장에 가서 방명록에 '고맙다'고 썼다. 참혹한 사고 희생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어제도 '세월호 4년, 별이 된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달라지게 했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생명을 우선하는 가치로 여기게 됐고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게 됐다"고 했지만 우리 사회가 실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안전 사회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뭐 하나라도 제대로 된 조치를 내놓고 실천한 것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문 대통령은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대통령 잘못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왜 취임 후 일어난 많은 떼죽음 사건의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했나. 말도 안 되는 억지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

현 정권은 세월호를 사고 4년이 지난 지금도 붙들고 있다. 3년여 동안 각종 조사와 수사, 재판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2기 특조위'가 시작됐다. 이미 검경 수사, 국정조사, 해양안전심판원 조사, 1기 특조위 조사 등 네 차례 조사가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선체 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선체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도 활동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선 이제는 괴담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민망한 '잠수함 충돌설'까지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 세금으로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좌파 운동가들에게 자리와 월급을 주기 위한 용도로 변질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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