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 세계 최대 자유무역항 로드맵 나왔다...2050년까지 4단계 건설

    입력 : 2018.04.15 15:55 | 수정 : 2018.04.16 07:54

    슝안신구 이은 시진핑의 2번째 천년대계...黨중앙⋅국무원 ‘중국 특색’ 가이드라인 발표
    부동산 투기 엄금...건설용지 총량 현수준 동결 저효율 토지 조정 활용...국제관광소비중심
    개방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트럼프 보호주의에 반격 카드...남중국해 자원 개발 가속화


    중국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선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인민일보
    “하이난(海南)에 베팅이 가능한 경마장(競馬場)이 생길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지정 30주년 행사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선언한데 이어 14일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이 ‘하이난 개혁 개방 전면심화 지지와 관련된 지도 의견’을 통해 쏟아낸 가이드라인에 경마 베팅 허용을 가늠케하는 대목이 들어가면서 중국 인터넷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하이난에 해변 수상 경마 운동 등의 발전을 이끌어 국가 스포츠관광 시범구 조성을 지지한다. 경주 당첨 스포츠복권과 대형 국제경기 복권 발전을 탐색한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마카오의 경마장과는 다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지만 기대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대한 기대 수준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중국은 면적이 3만5400㎢로 대만과 비슷한 섬 전체를 모든 섬을 12번째 자유무역시험구이자 첫번째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기존 11개 자유무역시험구의 면적이 평균 120㎢ 수준인 것과 대비된다. “면적이 각각 1000㎢ 수준인 홍콩과 싱가포르, 4000㎢가 채 안되는 두바이를 넘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항이 될 것”(화얼제제원)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중국은 하이난에 우대 정책이 나올때마다 부동산 투기붐이 일었던 현상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기 규제방침도 명확히 했다. 부동산 투기를 엄금하는 한켠 건설용지 총량을 현 수준에게 동결하기로 한 게 그것이다. 저효율 용지를 통합 조정하는 식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이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선언한 13일 저녁 메인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 42분중 30분을 하이난 보도에 할애했다. 당기관지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도 관련 소식과 의미를 앞다퉈 띄우고 있다. 시 주석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선언을 작년 4월 허베이성 슝안(雄安)신구 개발을 발표할 때 묘사한 ‘천년대계’로 설명한다.

    시진핑의 4가지 노림수

    시 주석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엔 4가지 노림수가 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서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의 임기제한을 없애 종신집권의 법적 기반을 확보한 시주석이 경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승부수로 슝안신구에 이어 하이난 개발을 띄웠다는 지적이다. 선거로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는 중국에서 지도자에 대한 권위와 정당성은 경제성적표가 뒷받침한다.

    시 주석이 하이난 경제특구와 덩샤오핑(鄧小平)과의 인연을 소개한 것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이 덩샤오핑의 경제특구 개발에 비견되는 업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덩샤오핑이 성공하지 못한 하이난 개발을 시 주석이 도전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했다. 또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서 2013년, 2015년에 이어 3번째 찾은 이번 하이난 행을 덩샤오핑의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비유하기도 했다. 중국 개혁개방에 가속도를 내게 만들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닮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중국에 개방 압력을 높이면서 자국의 문을 닫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와 차별화된 개방 행보를 과시한다는 측면도 있다. 웨이젠궈(魏建国) 중국국제교류중심 부이사장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로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사업환경을 만들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내보냈다”며 “미국의 무역보호주의에 반격을 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밍(白明) 중국 상무부 연구원 국제시장연구부 부주임도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통해 중국은 세계에 또 다시 중국의 개방 대문은 닫힐 수 없으며 갈수록 크게 열릴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셋째로는 개방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마지막으로 남중국해 자원 개발과 21세기 해양실크로드 거점 확보 등 해양강국을 향한 행보가 빨라질 것임을 예고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처음으로 하이난에서 해상 열병식을 거행한 시 주석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선언하면서 조국의 남쪽 대문을 결연히 수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로드맵 제시

    시 주석은 자유무역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개방형태라면서도 중국 상황에 맞게 ‘중국 특색’으로 개발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상품 자본 인력이 이동이 자유로운 홍콩 싱가포르 같은 해외의 국제 자유무역항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시 주석은 세계 투자자들이 하이난에 투자해 사업을 일으키고,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적극 참여해 중국 발전의 기회와 개혁성과를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재원 마련을 위한 투자기금을 시장에서 조성하기로 했다. 외자를 포함한 민간자본 유치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츠푸린(迟福林) 중국 하이난개혁발전연구원 원장은 당국이 발표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4단계 건설 목표는 중국의 두개 1백년 목표 및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선 2020년까지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 건설에 중요 진전을 이루고, 2025년까지 자유무역항 제도를 초보적으로 구축하고, 2035년까지 자유무역항을 통해 세계 앞자리 수준의 사업 환경을 만들고, 2050년에는 공동부유를 기본적으로 실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사회 건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부강 민주 문명 조화의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각각 목표로 내건 것과 상호연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신 성장동력 개방에서 찾는다

    시 주석은 하이난의 2017년 지역 총생산이 4462억 5000만위안(약 75조 8625억원), 1인당 GDP(국내총생산)이 7179달러, 지방 재정수입이 674억위안(약 11조 4580억원)으로 경제특구 지정 전인 1987년 대비 21.8배, 14.3배, 226.8배 증가했다며 놀라운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이난은 부동산 거품 형성과 붕괴가 반복되면서 성공하지 못한 경제특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이난 지역 총생산은 1988년 77억위안(약 1조 3090억원)으로 선전의 88.6% 수준에 달했지만 2017년엔 19.9% 수준으로 하락했다. 같은 경제특구인데도 선전에 비해 성장속도가 뒤졌음을 보여준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은 개방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노력을 보여준다. 현대 서비스와 첨단기술 산업 육성을 내건 게 대표적이다. 열대지역인 하이난의 비교우위에 맞는 현대농업과 해양목장 건설도 신 성장동력 찾기의 일환이다.

    하이난의 자유무역항 건설 전략은 향후 중국 전역으로 확대될 개혁개방을 시범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하이난이 키울 현대 서비스업으로 관광 인터넷 의료건강 금융 전시회 등을 꼽았다. 금융의 경우 하이난에 국제 에너지, 해운, 원자재, 지재권, 주식, 탄소배출권 등의 거래소를 설립하는 식으로 개방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하이난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는 국제 관광소비중심으로 키운다는 목표도 제시하고 물품 구매 면세한도를 높이기로 했다.

    중국 종자의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하이난의 국가난포(南繁)과학연구 육종기지 육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난포기지에는 중국 당국이 인정한 농작물 품종의 86%인 1345종이 있다.

    하이난 역외 창업 시범구 조성...외국 기술인력 영구거주 허용

    하이커우는 하이난성의 성도 이지만 곳곳에 낡은 건물이 보일만큼 3,4선급 도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하이커우(하이난)=오광진 특파원
    중국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외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해외 선진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 방향도 내놓았다.하이난에 역외 창업 시범구를 조성하고, 외국인 기술인재의 취업 및 영구거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대학 석사급 이상 외국인 유학생이 취업 및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유학생 규모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기존 자유무역시험구에서 허용해온 연예기획사 및공연장 설립과 아웃바운드 여행등이 하이난에 진출한 외자 기업에도 개방된다.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 유치도 가속화된다.

    중국은 특히 대만과의 교육 의료 현대농업 해양자원 보호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홍콩 마카오 광둥성을 아우르는 웨강아오(粤港澳)빅베이 개발 계획과도 연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금명간 세계 수준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하는 웨강아오 빅베이 개발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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