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권 댓글 수사하던 1월, 보수 행세하며 '역댓글 폭탄'

    입력 : 2018.04.14 03:01

    [민주당 역댓글 공작] 민주당원들 댓글공작 수법은

    인터넷 카페서 아이디 대량 확보, 자동 추천 프로그램으로 조작
    압수수색 하자 USB 변기에 버려
    추미애 대표·김어준, 네이버 댓글조작 의혹 키웠는데 결국 민주당원들 행태로 드러나

    조작된 댓글 여론 어떻게 퍼졌나
    정부 비판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은 지난달 22일 체포 직후 묵비권을 행사해왔다. "단순히 매크로 프로그램(동일 행동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을 테스트했을 뿐"이라며 정치권 배후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압수한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유력 여당 의원과 주고받은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의 대화 기록이 발견됐다.

    ◇평창 단일팀 비판 댓글 추천 수 조작

    지난 1월 17일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북한 선수와 단일팀을 구성할 경우, 오랜 기간 올림픽 출전을 준비해 온 남한 선수들이 역차별받을 것이라는 여론이 높았다. 인터넷에서 2030세대의 비판이 거셌다. 수사 당국이 이명박 정권의 댓글 공작을 수사하던 중이었다. 이날 오후 10시쯤 네이버에 올라온 한 통신사 뉴스에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는 댓글이 달렸다. 그 후 2~3분 사이에 두 댓글의 '공감' 클릭이 순식간에 늘었다. 1초당 5회꼴로 이례적인 속도였다. '공감' 클릭을 많이 받으면 댓글은 맨 위로 올라간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는 보수 세력이 여론몰이를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공감' 클릭을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그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네이버 댓글이 난장판이 돼 버렸다"며 비판했다. 민주당은 1월 말 네이버 댓글 조작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뒤이어 친여 성향인 김어준씨가 SBS '블랙하우스'에 나와 "댓글 부대가 여전히 활동, 정치적 목적으로 여론을 불법 가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공감' 클릭을 조작한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었다. 주범인 김모(48)씨와 양모(35), 우모(32)씨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614개 아이디를 이용해 자동으로 '공감' 클릭을 한 것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보수가 댓글 조작을 하는 것처럼 꾸미려 했다"고 진술했다.

    ◇출판사 차려 놓고 댓글 공작

    김씨 등은 경기도 파주의 한 출판사 동료다. 이들은 2016년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해 매월 1000원의 회비를 납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관계자는 "(보수 성향의) 위장 당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들은 김씨가 운영진으로 있는 회원 2000여 명 규모의 진보 성향 인터넷 카페에서 아이디를 대량 확보했다고 한다.

    김씨 등은 밤 시간, 출판업체 사무실에 모여 범행을 저질렀다. 아이디 614개를 매크로 프로그램에 입력, 한꺼번에 추천 수를 600여 회나 올렸다. 다른 네티즌들이 누른 것까지 합쳐 두 댓글은 각각 4만2391회, 4만693회의 공감 클릭을 받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보수들이 매크로로 (조작을) 하니까 이게 어떻게 되는지 테스트해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회적이었다는 이들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이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도 의심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경찰이 자신들이 있는 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이 중 한 명은 휴대전화에 깔린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 내용을 삭제하던 중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빼앗은 휴대전화엔 여당 현역 의원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사건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찰이 김씨 일당을 구속한 건 지난달 22일이다. 당시 긴급체포를 하며 대부분의 증거를 확보했다. 사건이 밝혀진 건 13일이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 실무진에선 "이번 일은 그냥 덮고 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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