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제왕 폴슨, 1조원 세금… 美 개인 사상 최고

입력 2018.04.14 03:01

금융위기 때 유예받았던 소득세, 마감일 17일까지 한꺼번에 내야
최근 연이은 투자 실패로 부담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제왕(帝王)으로 불리는 존 폴슨(63)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이 개인으로는 역대 최고액인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의 세금을 내게 됐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개인들부터 자금을 모아 여러 금융 상품에 투자해 단기 이익 달성을 목표로 하는 펀드를 말한다.

폴슨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발발 직전에 미국 주택 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에 근거한 투자로 40억달러(약 4조28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었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를 주도해온 ‘제왕’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
미국 헤지펀드 업계를 주도해온 ‘제왕’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 /블룸버그

폴슨 회장이 이번에 거액의 세금을 한꺼번에 내게 된 것은 금융 위기 당시 내야 할 세금을 유예(猶豫)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2008년 당시 월가(街)의 고액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통해 거둬들인 수입에 대한 소득세를 향후 10년 내에 납부하도록 하는 긴급 경제 안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17일로 정해진 유예 마감 기간이 다가오면서 폴슨 회장을 비롯해 스티븐 코헨, 데이비드 아인혼, 다니엘 롭 등 헤지펀드의 '큰손'들이 모두 거액의 세금을 내게 된 것이다. 폴슨 회장은 이 중 가장 많은 10억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미국 국세청이 정해 놓은 수표(手票·cheque) 한 장에 쓸 수 있는 최고액은 9999만9999달러다. 그래서 그가 10억달러를 내려면 최고액 수표 10장으로도 부족하다. 폴슨 회장은 지난해에도 연방정부와 주(州)정부에 총 5억달러의 세금을 냈다.

노르웨이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집안에서 태어난 폴슨은 회계사인 아버지와 은행가 출신의 외할아버지로부터 금융 재능을 물려받았다. 뉴욕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첨단 금융 기법에 눈떴고, 보스턴컨설팅(BCG)과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등을 거쳐 1988년 200만달러로 금융회사를 창업해 승승장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랫동안 투자자와 사업가로 친분을 가진 주요 후원자 중 한 명으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경제자문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가 세운 '폴슨앤드컴퍼니'의 운용 자산이 2011년 38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그의 연이은 투자 실패로 지금은 90억달러대로 줄었다는 점이다. 제약 회사 밸리언트 지분 매입이 치명타로 꼽힌다. 폴슨앤드컴퍼니가 거액을 투자한 밸리언트의 주가는 2015년 262.50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16달러 선까지 폭락했다.

폴슨 회장은 은행주(株)와 금(金)에도 투자했지만 모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폴슨이 10억달러의 세금을 못 낼 정도는 아니지만, 과거처럼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닌 만큼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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