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취임후 처음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단독 회담을 가졌지만, 홍 대표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경질요구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는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김 원장을 집에 보내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홍 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북한과 비핵화 협상시 1년내 리비아식 핵폐기 요구 ▲한미동맹 강화노력 ▲대통령 발의 개헌안 철회 ▲김기식 임명철회 ▲소속 의원에 대한 수사 중단 ▲대통령의 지방선거 중립 및 지방출장 자제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해임 등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의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는 김 원장에 대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김기식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며 “(문 대통령은) 요청에 대해서 즉답은 없었지만, 나는 ‘김 원장은 집에 보내는 게 아닌가’라고 현장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임명을 철회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문 대통령이) '그건 인사청문회가 있을 때 내정을 철회하는거 아니냐'해서 (내가) '해임이라는 말도 되고 임명철회라는 말도 쓸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그건 인사청문회 때 쓰는 용어 아닙니까' 했는데, 가만 있다가 '임명철회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라고 해서 집에 보내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에 배석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와 관련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대화는 남북정상회담 등 외교안보에 집중했고, 홍 대표가 제기한 국내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주로 경청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남북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고, 홍 대표는 “대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기회인 만큼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 수석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