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는 금, 인체엔 독 '육불화텅스텐' 대체 뭐?

입력 2018.04.13 11:28 | 수정 2018.04.13 13:51

“위잉위잉~~”

13일 오전 6시36분쯤 경북 영주시 상줄동 SK머티리얼즈 특수가스 생산공장에서 탱크에서 화학물질인 육불화텅스텐(WF6)이 누출됐다. 곧바로 공장과 인근 동네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차와 제독 차량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86명을 투입해 방재(防災) 작업을 벌였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탱크 밑 파이프 관에서 육불하텅스텐이 누출됐고 1.8t은 탱크 전체 용량으로 실제 유출된 정확한 양은 파악 중인 상태”라며 “현재 공장 인근 주민에게 외출 자제를 경고하고, 휴대용 측정기를 이용해 공장 인근 지역에 육불화텅스텐이 유출됐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 영주공장의 모습 /조선DB
육불화텅스텐은 반도체 핵심공정인 ‘금속 배선 공정(Metal interconnect)’에 사용된다. 이 공정은 말 그대로 반도체의 회로 패턴을 따라 전기길, 즉 금속선(Metal Line)을 이어 주는 과정을 말한다. 최근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인 3차원(3D)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생산이 늘어나면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육불화텅스텐 가스 유출이 무서운 이유는 물과 만나면 화학반응으로 불산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산은 불소와 수소가 결합한 맹독성 물질로, 공기보다 가벼워 대기 중에서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주로 화장실 청소제, 농약 등에 쓰인다.

그러나 불산이 피부에 묻으면 심한 화상을 입고, 기체 상태의 불산을 호흡기를 통해 마시면 기도 윗부분에 출혈성 궤양과 폐수종(肺水腫)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일반 화학 화상의 경우 피부조직과 만나 조직 괴사를 일으키지만 불산의 경우 피부 조직으로 스며들어 체내 칼슘과 반응해 뼈를 녹이고 폐에 들어가 폐 조직을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할 수 있다.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육불화텅스텐 가스 제품군 /SK머티리얼즈 홈페이지 캡처
2012년 경북 구미에서도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인근 주민 등 1만 1000여 명이 2차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당시 현지 주민들은 불산 가스를 흡입해 피가 섞인 침을 토하거나, 사육장 내 동물들이 콧물을 흘리며 사료를 거부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구미시는 피해 지역의 소, 개, 닭, 염소, 토끼 등 오염 가축 3654마리에 대한 도살처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덕주 베스티안서울병원 원장은 “불산은 피부에 접촉 시 진피층으로 바로 흡수되고 칼슘이온, 마그네슘이온 등과 결합해 근육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칼슘의 수치를 떨어뜨려 전신 마비를 일으킨다”며 “심하면 심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심실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실세동(부정맥)을 일으키고 심정지 등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산에 노출됐을 때는 초기 응급 처치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응급치료법은 실온의 물로 10분 이상 환부를 씻어내는 것. 물론 이 방법도 부분적으로 노출되거나 몸에 닿았을 때 가능하다. 전신이 불산 가스 또는 액체에 노출됐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은 가능하다면 빠른 시간 내에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 전문적인 화상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WF6 생산시설 증설(600t)을 통해 연간 생산 규모를 1200t으로 끌어올린 상태다. SK머티리얼즈는 WF6 글로벌 수요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1위 업체다.

영주 SK 가스공장서 유독가스 누출… 인명피해 파악 중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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