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제주서 '국제관함식' 열려하자… 강정마을 "美 함정 들어온다"며 반대

입력 2018.04.13 03:00

[사드 개점휴업 1년]

일부 주민, 해군기지 건설 관련 대통령 공식 사과 요구하기도

10년마다 열리는 국제관함식(觀艦式·국가원수가 직접 자국 함정을 검열하는 행위)을 제주 민·군 복합항(제주해군기지)에서 개최하려던 해군의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오는 10월 '2018년 대한민국 국제관함식'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는 국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참가국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30개국으로 확대하는 등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제관함식은 부산에서 개최했는데 제주 민·군 복합항이 만들어진 걸 기념하는 의미에서 올해는 제주에서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해군은 주민들에게 이 같은 입장을 알리며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해군 관계자는 "민·군 복합항 건설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대치하기도 했는데, 이번 국제관함식을 화합의 계기로 삼으려 했다"고 말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단체와 일부 지역 주민은 2007년 기지 건설이 결정된 이후부터 시위를 벌이고 공사를 방해했다. 해군 측은 이번 국제관함식 부스에 강정마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스 수익금 일부를 강정지역 발전기금으로 기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임시총회에서 관함식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참석한 주민 80여 명 중 50여 명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주민 상당수가 (해군 행사에 참여하거나 동의를 보내는 것이)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이었다"며 "해군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도 우세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대통령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군기지 반대대책위 측은 특히 관함식에서 미군 함정이 들어오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관함식을 계기로 미군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이 공식적으로 드나들게 되면 강정항이 완전히 해군기지가 된다"는 입장이다. 또 항공모함이 들어온 뒤 싣고 있던 비행기를 내려놓으려면 공군기지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는 건설이 예정된 제2공항에 군 공항이 들어서는 명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정마을회 측은 "앞으로 제주해군기지 폐쇄 운동으로 전환할 것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해군 관계자는 "우리 관함식에 항공모함이 온 적이 없다"면서 "국제관함식과 제2공항과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관함식

관함식은 해양안보협력 강화와 해군 전력을 점검하기 위해 여는 해상 사열식이다. 우리나라 최초 관함식은 1949년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해상에서 열렸다. 국제관함식은 1998년부터 10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게 관례다. 1998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2008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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