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공사, 일일이 시위대 허락받는 軍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4.13 03:00

    軍 "건설장비 반출하게 해달라"… 시위대와 협상후 겨우 빼내
    경찰 4000명이 반대단체 150명에 막혀 모래 한포대 못 들여놔
    제주선… 해군기지 국제행사, 강정마을 주민 반대 부딪혀 차질

    국방부가 12일 주한미군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시설 공사를 위해 건설 자재와 장비를 반입하려다 사드 반대 단체와 일부 지역 주민의 반대로 철회했다. 국방부는 대신 작년 11월 기지 안으로 들어갔던 건설 장비만이라도 반출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반대 단체가 이를 받아들여 장비 반출만 이뤄졌다.

    국방부는 이에 앞서 11일 반대 단체 측에 "12일 건설 장비를 반입하겠다"고 미리 알렸다. 반대 단체는 "지붕 공사만 허락한다" "공사 과정을 볼 수 있게 하라"고 요구해 왔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가 합의한 '사드 배치' 공사를 놓고 군 당국이 주민과 반대 단체 눈치를 보며 일일이 협상하고 허락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사드 기지 내 숙소 지붕 누수 공사와 화장실 및 오수 처리 설비, 조리 시설 공사를 위해 모래를 실은 덤프트럭 8대를 기지 내로 들이려 했다. 작년 4월부터 기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반대 단체 측을 수차례 설득했지만 성과가 없자 장비·자재 반입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자 사드 반대 단체와 일부 지역 주민 150명은 이날 오전 4시부터 기지 입구에서 1㎞가량 떨어진 진밭교에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 4000명이 투입됐지만 적극적인 해산 조치를 하진 않았다. 국방부는 반대 단체와 협상을 통해 건설 자재와 장비는 들이지 않을 테니 기지에 남아 있는 포클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을 빼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대 단체가 이를 받아들이고 농성을 풀어 겨우 장비 반출만 했다. 국방부는 16일 반대 단체 측과 공사 문제를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장비 반입 때마다 협상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한편 해군이 오는 10월 제주해군기지에서 열 계획인 '2018년 대한민국 국제관함식'도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마을회는 "국방부가 동의를 요구했고, 회의 결과 거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군이 지역 여론을 청취한 것이지 동의를 구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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