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 유리한 곳 잡아라… 봄이면 고교마다 '동아리 전쟁'

조선일보
  • 유소연 기자
    입력 2018.04.13 03:00

    내실있는 인기 동아리 경쟁 치열
    학부모들 선발 과정 놓고 항의… 일부 학교 가위바위보로 뽑기도

    서울 한영고 경제 동아리 '시사경제반'은 최근 올 신입 동아리 회원 10명을 뽑았다. 동아리 2~3학년 선배들이 지원자 60여명을 상대로 경제 이슈를 질문해 채점하는 방식으로 뽑았다고 한다. 10여년 전에 발족한 이 동아리는 학생들 사이에서 '내실 있고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나 있다. 동아리 지도 교사 박여진씨는 "학생들이 연구한 결과를 학술지에 싣거나 기업에 체험 활동을 가는 등 프로그램이 탄탄하다"며 "수시 전형에서 동아리 활동을 부각시켜 좋은 대학에 가는 학생들이 매년 나온다"고 말했다.

    봄이 되면 전국 고교에선 '동아리 전쟁'이 벌어진다. 대부분 3월 중순부터 동아리 회원을 모집해 늦어도 4월엔 선발이 끝난다. 인기 동아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 과학 동아리는 두 번에 걸쳐 면접을 치르는 까다로운 선발 과정으로 유명하다. 1차 면접에서 '인공 강우는 지구의 물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같은 과학 지식을 묻고, 2차 면접에선 팀을 꾸려 토론을 벌이는 방식이다. 그래도 경쟁률이 10대1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학교 관계자는 "이 동아리 출신 중 상당수가 서울대 수시 전형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사이에서도 소문이 났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국 2350개 고교가 평균 82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자사고는 평균 123개로 훨씬 많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강조되면서 코딩·드론·로봇·앱 개발 동아리 등이 뜨고 있다. 경기 용인외대부고 드론 동아리 '합스랩'은 2016년 공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몇 명이 모여 만들었다.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작하거나 드론 축제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드론에 대한 이해와 실력을 키운다. 이 동아리 지도 교사 윤모씨는 "이과 학생들이 의학·생명과학 동아리를 선호했는데 요즘은 드론 동아리처럼 직접 체험하는 동아리가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동아리는 교육부가 정한 교육과정의 하나로 학교가 운영하는 동아리와 학생들이 직접 꾸리는 자율 동아리로 나뉜다. 동아리 인기가 높아지면서 과열 양상도 있다. 경기 안양의 한 고교 교사는 "면접으로 동아리 회원을 뽑으니 '인맥으로 선발한 거 아니냐'는 학부모 항의가 있었다"며 "그래서 인터넷 선착순으로 뽑았더니 '수 초 만에 마감됐다. 차라리 성적순으로 뽑으라'는 항의가 또 들어왔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선 가위바위보로 회원을 뽑는 경우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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