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文대통령의 '함께살든 따로살든' 발언, DJ와 같은 맥락"

입력 2018.04.12 16:29

文대통령,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오찬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2000년과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 주역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과의 오찬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 대북정책이 지난 두 정상회담의 성과의 연장선에 있음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과 청와대에서 오찬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과의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에게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경험과 7·4 남북공동성명, 남북 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이라는 소중한 남북 합의의 성과가 있다”며 “이번 남북정상회담도 그런 경험과 성과가 있었기에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날 남북관계는 정부 독단으로 풀어갈 수 없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만 풀어갈 수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 국민과 소통하겠지만, 남북관계에서 누구보다 설득력을 갖고 계신 원로자문위원들께서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많은 역할을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원로자문단 좌장을 맡은 임동원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은 현 정부 대북정책 기조가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과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임 이사장은 2000년 당시 국가정보원장으로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주도했다.

특히 임 이사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2차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한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상기시켰다.

그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는 지난날 김대중 정부가 화해 협력 정책을 통해서 남북이 평화 공존하며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며, 정치적 통일은 되지 않았지만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는 통일이 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 이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견인하여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갖게 된다”며 “기적같이 만들어낸 이 기회를 살려서 역사적인 대전환을 이뤄내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남북간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킴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의 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문 대통령님의 확고한 평화 정착을 위한 의지와 그리고 탁월한 리더십의 결과”라며 “경의를 표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임 이사장을 비롯한 원로자문단을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자문단에는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을 포함해 2000년과 2007년에 열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종석 “종전선언하고 DMZ GP 무기철수, 평양-서울 대표부 설치하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간담회가 끝난 뒤 서면브리핑을 통해 원로자문단의 조언을 전했다.

홍석현 자문위원은 “의전과 행사보다 성과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북한과의 사전협의, 미국과의 정책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고, 황원탁 자문위원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남북간 군사적 균형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자문위원은 “남북의 영부인들이 여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한반도 아동권리를 신장하는 등의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희 자문위원은 “과거에는 정상회담 자체가 성과였지만, 지금은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끄집어 내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며 2007년 10.4 선언 당시 서해 평화 협력 지대를 설치한 것처럼 인천, 개성, 황해를 엮는 경제클러스터를 제안했다.

박지원 자문위원은 “비핵화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김정은 위원장의 실천이 중요하다”며 “핵 폐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니 인내하며 안전운전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고, 이재정 자문위원은 “남북이 절실하게 원하는 걸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것은 종전선언일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의 정례화, 양자-3자-4자 정상회담의 지속화 등을 건의했다.

이종석 자문위원도 역시 종전선언을 건의하며, DMZ에 있는 GP의 무기 철수, 평양과 서울의 대표부 설치 등을 제안했다.

정세현 자문위원은 과거 정상회담을 준비할 당시를 회고하며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40퍼센트라면 홍보의 중요성이 60퍼센트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니 회담 하면서도 언론사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할지 준비해야 한다”며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했다.

정동영 자문위원은 종전선언과 함께 중무장이 아닌 DMZ의 진짜 DMZ화, 남북 상주대표부 설치, 후속 정상회담에서의 신경제지도 구상 이행을 제안했다.

문정인 자문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남북정상회담 당일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하고 내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남북이 함께 만나 국제경제 큰 판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홍구 자문위원은 “내년이 임정 100주년이다. 3월 1일이든 4월 11일이든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면서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네고시에이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동원 원로자문단 좌장은 “지난 2000년 6.15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정상회담 전의 예비회담은 꼭 필요하다”며 “합의문의 초안을 예비회담 때 북에 미리 전달했더니 북으로부터 회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시의 경험담을 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북한은 회담에 대해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간극은 존재한다”며 “이를 좁히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터인데 앞으로 계속 이어질 다양한 양자, 다자 회담 시에도 원로 자문단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를 널리 구한다”고 말했다고 고 부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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