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신기록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궁극의 남성적이고도 현대적인 우아함을 전하기 위해 만든다

    입력 : 2018.04.13 03:00

    장 크리스토퍼 바뱅 불가리 CEO / Jean-Christophe Babin BVLGARI CEO

    그리스·로마의 고전주의를 바탕으로 대담하면서도 관능적인 현대 예술을 관통하는 불가리. 보석에서 다져진 명성은 시계 분야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지난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시계·주얼리 박람회인 '바젤월드'에 등장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뚜르비용은 두께 3.95㎜의 초박형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 와인딩 시계라는 기록을 남겼다. 2014년 옥토 뚜르비용 피니씨모를 시작으로 불가리는 매년 팬들의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기존에 없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바젤월드 불가리 전시장 3층 CEO룸에서 만난 장 크리스토퍼 바뱅 CEO에게 도전에 도전을 더하는 남다른 기술력에 대한 질문부터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불가리의 장 크리스토퍼 바뱅 CEO는 로마 전사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였다. 그는 “로마의 예술, 건축물에 영감을 받아 브랜드에 풍부한 비전을 선보이고 수십 년이 지나도 변치않는 가치를 심어줄 추진력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2. 불가리가 2018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옥토 피니씨모 뚜르비용 오토매틱. 3. 시계 장인이 초박형 시계인 옥토 피니씨모 뚜르비용 오토매틱을 만드는 장면 4. 손에 착 감기는 투보가스 기법의 브레이슬릿이 특징인 불가리의 여성용 시계 루체아 투보가스. 5. 스틸 브레이슬릿으로 된 불가리의 루체아 투보가스./불가리 제공
    ―기록을 파괴하는 도전의 연속이다.

    "불가리는 미학을 가장 중시하는 브랜드다. 기술 그 자체가 결코 목표 자산이 되는 건 아니다. 기술은 여러 가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요소이다. 옥토 피니씨모 시계를 예를 들면,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궁극의 남성적이고도 현대적인 우아함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즉, 두께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컨템포러리한 우아함을 구현시키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불가리가 지향하는 주된 목표는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열망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전통과 품질을 넘어 세련되고 현대적이며 디자인에서 역시 개성 강한 브랜드다. 기술적으로는 울트라-씬(초박형) 무브먼트 분야에 있어서도 명성을 얻게됐다."

    ―그래도 셀프와인딩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구현해내지 않았나.

    "솔직히 말해 난 시계의 두께를 매일 재고 있지는 않는다.(웃음) 불가리가 세운 울트라-씬 시계영역에 있어서의 세계 기록이란, 내게 있어 일관성을 의미한다. 뚜르비용, 미닛 리피터 등 다양한 무브먼트(동력장치) 등 모든 면에서 '얇은 두께'라는 일관된 요소를 쌓아왔다. 이 제품을 보면 남다른 남성성을 느낄 수있다. 기하학적인 형태는 로마의 감성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카본, 티타늄, 혹은 골드 소재 등 하나의 소재로 통합 제작된 시계는 현대적인 감수성도 전달한다. 이 워치가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 나는 최고로 우아한 기록을 세웠다고 해석한다. 물론 그런(우아함 부분) 기록은 존재하지 않지만 말이다.(웃음)"

    ―당신이 생각하는 우아함이란 무엇인가.

    "우아함에는 클래식한 우아함과 컨템포러리한 우아함이 있는데, 불가리의 경우 후자다. 불가리는 언제나 선도적인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왔는데, 주얼리의 대표 베스트셀러인 비제로원(B.zero1)이 바로 그렇다. 우리의 현대적인 우아함은 강렬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영속성이 결합된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적 우아함은 특히 남성 분야에서는 다소 역동적이고, 얇고, 본질적 요소만 남긴 매우 간결함을 나타낸다. 몸에 꼭 맞는 슬림핏(slim-fit)의 잘 재단된 의상처럼 말이다. 옥토는 케이스 특유의 형태, 각, 선 그리고 브레이슬릿이 긴장감을 선사한다. 옥토는 마치 현대적인 빌딩과도 같다. 불가리가 옥토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단지 막 둥근 것이 아니라, 디자인적으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일화처럼 여성을 위해서, 혹은 자신을 위한 시계라면 무엇이 좋겠는가.

    "여성에게는 루체아 투보가스 시계다. 케이스 및 밴드의 형태, 크라운(용두)의 카보숑컷 젬스톤(보석) 등 루체아 고유의 속성을 지닌 동시에 불가리를 상징하는 마법 같은 투보가스의 매력 또한 담고 있다. 투보가스는 비제로원, 세르펜티 만큼이나 불가리를 대표한다. 아름다운 꿈, 대담한 세계, 웅장함, 남다른 매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불가리를 제외하고 다른 곳에서 이와 같은 모습의 브레이슬릿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이 투보가스가 바로 불가리 자체인 것이다. 나를 위해서라면, 예산에 제한이 없다면, 극적인 소재 사용과 극도로 가벼운 무게를 지닌 옥토 피니씨모 미닛 리피터 카본 워치를 고르겠다. 미학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소리의 아름다움까지 갖추고 있다.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닌 듣고, 느끼기에도 매우 좋은 종합적인 아름다움이다. 20년, 아니 그 이상이 지나도 이 시계의 가치는 여전할 것이다."

    ―불가리를 떠올리면 앤디 워홀 말을 빼놓을 수 없다. CEO가 된 이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로마 사무실에서 맞이하는 매일 아침은 마치 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 예술과 건축에 둘러쌓인, 돌체 비타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로마의 도심을 걷는 것 자체가 여행과도 같기 때문이다. 예술은 자연의 선물이자 상상력의 결과다. 영원의 도시 로마를 걸어 다니다가 문득 감탄할 것이다. 이 주얼리는 2000년 전 이집트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착용한 보석이었을 것 같은 감성 말이다. 불가리 영감의 근원이 되는 로마의 예술과 건축은 감동적이고 감성적으로 자극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와 소유는 또 다른 문제다.

    "우리 같은 럭셔리 보석과 워치 브랜드들은 사람들이 명품 시계나 주얼리를 자주 사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된다. 시즌마다 구입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고객을 더 존중해야 하고, 오늘 고객이 구매하는 제품이 10년 후에도 착용 가능하고 패셔너블하다는 확신을 전달해주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최근 떠오르는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는 커뮤니티에 민감하고, 진정성을 보다 추구한다. '어떻게'는 '무엇'만큼이나 중요하다. 보석을 구하고 골드로 형태를 만들고 카본 소재를 가공하는 방법들을 알고 이해하고 싶어한다. 회사 입장에서 숨겨야 할 것은 없다고 본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스토리를 전달하고 그 과정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한계가 존재하기에 혁신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지는 책임감에 따라 고객 또한 당신을 믿고, 인생에 한 번 혹은 10년에 한 번 구매하게 될 시계 또는 주얼리를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품질뿐만 아니라 스타일에서 역시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가는 가치를 가져가길 바라면서 말이다. "

    ―한국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두 개의 역동적인 시장을 지닌 흥미로운 마켓이다. 2016년 한국은 불가리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나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년에 중국이 차지했는데 올해 한국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웃음) 한국은 계속해서 강한 국내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럭셔리의 가치를 잘 인지하고 높은 지식수준을 갖추고 있다. 또 한국은 세계적인 주요 여행국 중 하나다. 다이내믹한 내적 수요와 함께 여행객들의 수요 또한 매우 크다. 매해 우리 브랜드에서는 매출 성장률 최대 국가와 주얼리, 워치 등의 사업별 최대 매출 기록 국가를 선정해 상을 주는 내부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시작이 좋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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