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블랙리스트' 핵심 물증 406개 확보…관련자 조사 본격화

입력 2018.04.11 19:55

통상임금 판결 靑반응·긴급조치 배상 판사 징계추진 의혹 등
조사단 “작성·보고자, 경위 조사 5월 내 마무리하고 결론 발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3차 조사를 맡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 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핵심 물증’으로 꼽히는 법원행정처 컴퓨터 4대에서 400여개에 이르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파일들을 확보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3차 조사를 맡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 조사단이 법원행정처 컴퓨터 4대에서 400여개에 이르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파일들을 확보했다. 사진은 대법원 전경. /성형주 기자
조사단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사용한 컴퓨터 저장매체에서 암호가 걸린 파일 82개를 포함해 총 406개의 파일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단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파일로 우선 선정해 의혹별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암호화되지 않은 파일의 경우 임 전 처장 등의 컴퓨터 저장매체 속 파일을 대상으로 ‘인권법’, ‘국가정보원’ , ‘상고법원’ 등 키워드 49개를 입력해 조사 대상 문건을 추렸다. 이를 통해 324개의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파일을 뽑아냈다. 여기에 암호화된 파일 중 의심되는 파일 82개를 더해 406개 파일을 분류한 것이다. 조사단은 앞서 추가조사위원회에서 조사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의 재판부 동향 파악 등’을 비롯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들 외에도 몇 가지 의혹에 대해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2013년 대법원의 통상임금 소급적용 불가 판결에 대해 당시 청와대가 매우 흡족해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문건,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발동을 불법행위로 인정해 피해 배상 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했다는 문건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판사 대표 선출 과정에 법원행정처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법관 인터넷 익명 카페를 사찰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조사가 이뤄진다.

조사단은 “논란이 되는 문서 파일 등에 대해 작성자와 작성 경위, 보고를 받은 사람을 소상하게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당사자 조사 과정에서 법관 독립이나 재판 독립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포착될 경우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조사단은 다음 달 하순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들의 명단을 만들어 동향을 감시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상조사를 벌였다. 1차 조사에서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2차 조사에서는 법원행정처가 일부 판사들의 동향을 수집하고, 일부 재판에 개입을 시도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임 전 처장 등이 사용한 컴퓨터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차 조사단은 임 전 처장 등의 동의를 얻어 암호 파일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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