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의 5가지 대입 시안에 "선거 앞둔 면피전략" "어쩌라는 거냐" 평가

    입력 : 2018.04.11 16:54 | 수정 : 2018.04.11 17:32

    교육부가 현재 중3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2학년도 대입(大入)제도 개편 시안(試案)을 내놨다. 문제는 교육부가 내놓은 시안이 5가지나 되는 상황이라 선택의 폭이 너무 넓다는 것. 중3 교실에서는 벌써부터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시전문가들이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분석했다.

    교육부가 현재 중3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2학년도 대입(大入)제도 개편 시안(試案)을 내놨다./조선DB
    ◇교육부는 왜 이렇게나 많은 大入 개편안을 내놨나
    전문가들은 가능한 모든 상황을 망라(網羅)한 교육부의 이송안에 대해 “무책임한 결정” “중3 교실에 혼란만 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에 비판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수”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결국은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며, 모든 것도 가능하다는 식”이라면서 “추후 입시정책에 대한 비판이 일더라도 ‘우리가 그때 다른 안(案)도 제시하지 않았느냐, 책임 묻지 말라’는 면피(免避)의식이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국민 세금을 들여 준비를 했을텐데, 결국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대입정책에 대한 권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책임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로 떠넘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선회 중부대 교육학과 교수도 “정치가 교육을 말아먹었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교육부)가 정치적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교육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특정 안으로 좁혔다면 분명히 그 반대편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올테니 ‘선거가 끝나는 8월 이후에 결론이 난다’고 발표한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지역 중학교 3학년 교사 박모(38)씨 얘기다.

    “진학부장인 저 조차도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시안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그 어떤 것도 결정된 바 없다, 그리고 모든 방법이 다 가능하다는 것 아닐까요. 이런 백화점 나열식 방안을 왜 발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저희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오는데 교사로서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저 ‘교육부 장관 말은 신경쓰지 마라, 좋은 책 많이 읽어라, 너의 꿈을 찾아라’ 이런 이야기 말고는 할 수가 없습니다.”

    ◇2022학년도 大入 5가지 시나리오
    입시전문가들은 대입 선발시기, 수능평가 방법에 따른 5가지 경우의 수를 분석했다.

    ①<수시·정시 통합+수능 절대평가>
    수시와 정시가 통합되면서 전형 절차가 단순화되고, 3학년 2학기 학생부도 반영되기 때문에 고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능 전 과목이 절대평가 되면 변별력이 떨어져 대입 전형요소로서의 기능은 약화될 것이다. 이 모형이 도입되면 대입 전형이 학생부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내신성적(학생부 교과전형)이나 비교과(학생부종합전형)가 불리한 학생들은 대학 진학의 기회가 대폭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대학 지원 시 본인의 과목별 등급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지망 대학의 합격 가능성 여부를 예상하기가 어려워진다.

    ②<수시·정시 통합+수능 상대평가>
    수능 국어, 수학, 탐구 선택과목이 상대평가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현행 수능과 비슷하다.
    대학별 입시요강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현행처럼 학생부 중심 전형(수시)이 70% 정도 된다면 학생부는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가 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폐지 또는 축소된다면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중요해진다.

    수능에서 나머지 30% 정도를 선발한다면 수능도 무시할 수 없는 전형요소가 될 것이다. 상대평가가 유지됨에 따라 국어·수학영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수능 상대평가로 학습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③<수시·정시 통합+수능 원점수>
    수능 국어, 수학, 탐구에서 원점수가 제공되기 때문에 변별력이 가장 뛰어나다. 다만, 탐구 선택과목이 있을 경우 과목 간 난이도 차이로 유.불리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상위권 대학·의학계열에서는 합격여부가 원점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④<수시·정시 분리+수능 절대평가>
    수능 변별력이 약해진다. 이 경우 대학에서는 수능 외에 학생부나 서류, 면접,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기존 수시모집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능이 중심이 되는 현재와 같은 정시 모집은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에서도 수능 외에 학생부나 대학별고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사교육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정시 분리+수능 상대평가>
    현 대입 체제와 같은 상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입시전문가 3人 “중3, 대입 개편 최종 결정된 후 계획 세워야”
    입시전문가들은 2022학년도 입시를 치루는 현 중3 학생에게 “지금은 개편안이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8월 발표되는 최종 내용을 지켜보면서 학교 내신 등 기초 학력을 쌓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대입 전형 단순화로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수능 위주 전형의 세 가지는 변화가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학생부는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라고 말했다. 전체 모집정원의 70% 정도는 학생부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을 통해 모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학별고사 중 논술고사가 폐지되면 면접구술고사가 중요한 전형요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수능 시행 과목, 수능 평가체제, 수시/정시 모집시기, 학생부 등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현 상황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번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 관심을 많이 두기보다는 오는 8월 최종안을 보고 향후 입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종안이 결정될 때까지 흔들리지 말고 기초학력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여러 안을 제시하고 수시·정시 통합문제,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와 원점수 공개까지 망라하면서 대입 시나리오가 복잡해졌다”며 “중3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학교내신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 내신 관리가 잘 안됐더라도 수능을 통한 정시모집 비율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낙담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현 중3 학생에게 “8월 발표되는 최종 내용을 지켜보면서 학교 내신 등 기초 학력을 쌓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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