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후 다시 혼례 치른 90대 노부부 있었네

입력 2018.04.11 15:26

-96세의 손기창옹과 94세의 박의경 여사 부부의 금강혼식 화제
-손 옹은 자동차 구동부품 업체 경창산업㈜ 창업자
-75년전 당시 전통혼례 그대로 재현

노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이지만 부부가 구십 넘어서까지 해로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대구에 사는 노부부가 결혼 75주년을 기념하는 금강혼식을 치러 화제가 되고 있다. 유럽에서 유래한 금강혼식, 또는 다이아몬드혼식은 부부가 결혼 75주년을 맞아 치르는 혼례다. 75주년을 결혼생활을 했으니 그만큼 어렵다.

금강혼식을 치른 손기창 박의경 부부가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결혼 25주년은 은혼식, 50주년은 금혼식이라 한다. 금강혼식은 유럽에서는 결혼 60주년, 미국에서는 75주년을 맞아 치른다. 국내에서는 조선시대 때부터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回婚禮)가 있다.
한다.

금강혼식을 치른 화제의 주인공은 자동차 구동부품 업체인 경창산업㈜ 창업주 손기창(96)옹과 박의경(94) 여사 부부. 자식들이 금강혼식을 제안했고, 이를 손기창 옹와 박의경 여사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금강혼식을 치른 손기창 박의경 부부가 75년전 당시의 혼례 때처럼 맞절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50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 75주년 기념 금강혼식을 올렸다.
21살과 19살이던 부부가 75년뒤 2남2녀의 자녀들과 손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75년전 전통혼례의식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금강혼식은 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에서 아들과 딸 부부 등이 술잔을 올리는 헌수(獻壽)로 시작됐다.
장남인 손일호(66) 경창산업㈜ 회장 부부가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하십시오”라고 하자 손기창 옹은 자녀들에게 “적선지가(積善之家)면 필유여경(必有餘慶) 하도록 하라”고 권했다.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기쁜 일이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자녀 등이 혼례식을 치른 주인공들에게 황금으로 만든 거북이 한 쌍 등 선물을 드렸다.
축사를 한 손기수(80) 경북대 명예교수는 “회혼례(결혼 60주년)를 본 사례도 없고 이런 희귀한 금강혼식을 본 것은 큰 영광으로 여기며 국내에서도 극히 드문 경사”라고 말했다.

금강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열린 자리에서 손기창 옹은 자식들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했다. 이에 장남인 손일호 회장은 “다시 태어나도 아버지의 자식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답했다. 손일호 회장 등 자식들은 지금도 매주 한번 이상 같이 식사를 하는 등 부모에게 ‘효자’로 소문난 사람들이다.

이날 금강혼식의 주인공인 손기창옹은 1961년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서 종업원 7명으로 시작해 경창산업㈜을 반세기만에 계열사 2곳을 포함해 종업원 2400여명을 거느린 자동차 구동부품 업체로 키웠다.
/대구=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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