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한가운데 있는 美軍호텔 옮기나

    입력 : 2018.04.11 03:00

    용산에 두기로했던 드래곤힐호텔
    韓美, 평택이전 하거나 폐쇄 검토

    서울 용산 미군 기지 내 드래곤힐호텔.
    서울 용산 미군 기지 내 드래곤힐호텔. 국방부는 호텔을 평택으로 옮기거나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용산 미군 기지 내 드래곤힐호텔을 경기도 평택 미군 기지로 이전하거나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한·미 당국은 용산 미군 기지 이전 후에도 이 호텔을 원래 부지에 계속 남기기로 합의했었다. 호텔 이전이 성사되면 용산 국가공원 조성 부지가 기존 243만㎡에서 약 251만㎡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드래곤힐호텔을 평택 미군 기지 안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한·미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드래곤힐호텔 이전은 기존 용산기지이전계획(YRP) 협정에 포함 안 됐기 때문에 비용 등과 관련해 한·미 간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는 2014년 10월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용산 미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더라도 한미연합사령부 일부와 드래곤힐호텔, 출입 방호 부지, 헬기장, 미국 대사관 부지 등은 용산에 남기기로 했다. 한미연합사령부가 남기로 한 만큼 이들을 위한 편의 시설도 남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한·미가 지난 1월 연합사령부 본부를 국방부 부지 안에 두기로 합의하면서 드래곤힐호텔 잔류 방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곤힐호텔과 함께 출입 방호 부지도 남길 이유가 없어졌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드래곤힐호텔
    드래곤힐호텔은 부지 8만4000㎡에 지상 9층, 지하 3층 건물이다. 공원조성 부지 한가운데 있어 서울시와 용산구,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왔다.

    드래곤힐호텔은 1990년 용산 미군 기지 내 들어섰다. 그전까진 서울 종로구 내자동(현 서울지방경찰청 부지)에 있던 내자호텔이 미군 전용 숙박 시설이었다. 내자호텔은 1935년 일본 미쿠니(三國) 석탄 회사의 4층짜리 사원 아파트로 지어졌다가 해방 후 주한 미군에 무상 공여됐다. 1990년 인근 사직터널 도로가 확대되면서 건물이 철거됐다.

    미군 호텔은 일반 시민에게도 향수가 남아 있다. 출입증을 가진 이가 인솔하면 민간인도 식당과 수영장 등 부대 시설을 맘껏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단체인 '용산을 사랑하는 모임'의 김원식(76) 회장은 "1960·1970년대 어려웠던 시절, 행세하는 지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던 최신식 호텔은 선망의 대상이었다"며 "역사가 있는 건물을 무작정 철거하지 말고 기념할 만한 시설로 재탄생시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드래곤힐호텔 이용 경험이 있는 조모(50)씨도 "지인 초대로 20여년 전 처음 미군 호텔을 들렀다"며 "1층 레스토랑에서 맛본 큼지막한 티본 스테이크는 그 자체로 외국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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